뉴욕증시에 첫 비트코인 선물 ETF 상장
국내 증권사 통해 개인투자자 거래 물꼬
여전히 높은 변동성…기관투자자는 외면

미국에서 처음 비트코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한 가운데 국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첫 비트코인 선물 ETF ‘프로셰어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첫날인 지난 19일(현지시간) 4.9% 상승 마감했다.

BITO라는 종목 코드(티커)로 상장한 해당 상품의 이날 거래액은 9억8000만달러(약 1조1549억원)로 증시 데뷔 첫날 역대 ETF 거래액 2위에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은 BITO가 피델리티의 투자플랫폼에서 최상위 매수 자산 중 하나가 될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세가 뜨거웠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비트코인ETF을 향한 ‘서학개미(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호응이 이어졌다.

프로셰어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 상장날 국내 한 대형 증권사 A사에서 거래된 금액은 35억원(300만달러·3300건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대형 증권사인 B사에서도 15억 원가량이 거래됐다.

상장 전날에는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밤새 비트코인 ETF에 투자했다거나 투자 전망을 예측하는 게시글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정환 삼성자산운용 본부장은 “국내에선 아직 비트코인 ETF 허가가 나지 않았고 캐나다에 상장된 비트코인 ETF는 전화 주문만 가능해 미 비트코인 ETF에 국내 투자자들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실명 확인 등 국내 비트코인 투자 절차가 다소 복잡해진 데다 비트코인 자체 투자 보호장치가 부족해 미 비트코인 ETF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글로벌 시장에는 비트코인 선물 ETF의 출시가 잇따를 전망이다.

미국 암호화폐 전문 자산운용사 발키리와 반에크가 이달 각각 새 비트코인 ETF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또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인베스코가 비트코인 선물 ETF 출시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갤럭시 디지털 홀딩스’와 함께 가상화폐에 직접 투자하는 ETF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다른 운용사 5곳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상품 출시 신청을 해 놓은 상태다.

다만 전문가들은 그러나 비트코인이 변동성이 큰 상품인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실제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ETF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 본부장은 “국내 기관 투자가도 비트코인 자체가 아직 투자 가이드라인에 포함돼 있지 않아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며 “개인투자자 역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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