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기업안전연구소 정범진 수석연구원

삼성화재 기업안전연구소 정범진 수석연구원.
삼성화재 기업안전연구소 정범진 수석연구원.

우리 사회에서는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 2014년 세월호 참사, 2018년 화력발전소 근로자 사망 사건, 2020년 물류센터 공사현장 화재사고로 인해 38명이 사망한 사건 등 다수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여러 사회적 참사와 반복되는 산업재해를 계기로 기업들의 경각심을 더욱 높이고 재해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9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 청원이 이뤄졌다.

올해 1월 마침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후 7월부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입법예고를 거쳐 내년 1월 27일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존에 시행하고 있던 산업안전보건법과 비교해 보았을 때 기업 경영자의 처벌수준을 대폭 강화한 내용이 골자다.

일각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의 정의와 사업주에게 부과되는 안전보건 확보 의무 내용이 불분명하다는 점과 함께 중대재해 요건으로 규정된 직업성 질병의 종류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점 등을 들어 향후 법적 다툼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또 구체화된 현장 가이드가 없어 전담 조직이 없거나 전담 인력이 부족한 중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실질적인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산업현장에서의 목소리를 반영해 고용노동부에서는 지난 8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관리체계 가이드 북을 제작·배포했다. 기업 스스로 사업장의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개선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7가지 핵심 요소와 핵심 요소별 실행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핵심 요소 실행전략에는 △경영자 리더십 △근로자 참여 △위험요인 파악 △위험요인 제거·대체 및 통제 △비상조치계획 수립 △도급·용역·위탁 시 안전보건 확보 △평가 및 개선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실행전략을 구체적으로 이행하려면 경영자의 관심과 사업장 담당자의 경험과 역량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중소규모 제조업체를 위해 고용노동부는 안전보건공단과 함께 안전보건관리체계 현장지원단을 구성·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화재의 기업고객을 위한 위험관리 조직인 GLCC(Global Loss Control Center)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ESG 경영기조를 강조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기업안전연구소'로 명칭을 변경했다. 기업안전연구소는 국내 최초의 민간 방재전문기관으로서 지난 40여년간 산업현장에서 화재안전진단, 건설공사 위험진단 등 위험요인을 진단하고 개선책을 제시해 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안전연구소는 재산보호 및 손실방지 등 기존의 물적 손해 예방 위주의 위험관리 수준을 넘어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산업안전 컨설팅 분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계기로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사회적 환경 변화에 따라,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이행에 관한 조치사항과 안전보건 관계 법령 의무 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사항 등 주요 확인사항을 점검하는 산업안전 컨설팅 런칭을 준비하고 있다. 내부역량 강화를 위해 전문인력의 확충도 추진하고 있다.

산업안전 컨설팅은 사업장의 위험설비 및 작업공간 등에 대한 안전진단을 통해 잠재된 유해·위험요인을 도출하고 사업장의 수준에 맞는 맞춤형 개선 대책을 단계별로 제시할 뿐만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과 관련된 구체적 의무사항을 11대 조치사항으로 규정,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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