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라이선스 허가정책 유연화 계획
"각사 사업전략이 취지 맞다면 살펴볼 것"

KB생명 사옥(좌)과 푸르덴셜생명 사옥(우)
KB생명 사옥(좌)과 푸르덴셜생명 사옥(우)

KB금융지주 내 2개의 종합 생명보험사인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이 내년에도 각자 영업을 지속할 전망이다. 4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모두 내년도 사업계획에 양사 통합안을 두지 않고 있다고 알려졌다.

당초 KB금융은 오는 2022년 이후 양사 통합을 계획했지만 상황이 바뀐 건 지난해 말부터다. 금융당국이 보험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하나로 ‘1사1라이선스(하나의 회사에 하나의 보험업 면허를 부여하는 제도)’ 완화를 검토하기로 하면서다. 

지난 3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취임 후 보험사 CEO와의 간담회를 통해 1사 1라이선스에 대한 규제 완화를 언급하면서 분리 운영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날 금융위는 상품·채널·고객별로 충분히 차별화 되는 사업모델이라면 1사 1라이선스 원칙을 완화할 수 있는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KB금융도 분리 운영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각 보험사가 가진 특성이 달라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간 통합보다는 별도 운영이 낫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실제 KB생명은 외부 판매채널인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판매)와 법인보험대리점(GA)에, 푸르덴셜생명은 내부 판매채널인 ‘라이프플래너(전속설계사)’에 각각 강점을 두고 있다. 

금융위 보험과 관계자는 “보험사가 1사 2라이선스의 취지에 맞게 사업전략을 낸다면 여러 가지 가능성을 검토해 판단해보겠다는 것”이라며 “디지털이나 소액단기 등 특화보험사에 대해서만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그간 금융당국은 종합 보험사 라이선스 발급에 소극적이었다. 지난 2013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을 시작으로 캐롯손해보험(2020년), 카카오손해보험(2022년 예정) 등 그간 보험사 라이선스를 허용해준 사례는 모두 인터넷 전업사로 특정 채널만 운영 가능한 보험사뿐이었다. 

만약 향후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이 분리 운영될 경우 하나의 금융지주가 세 개(KB생명, 푸르덴셜생명, KB손해보험)의 종합 보험사 라이선스를 가지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박영준 기자 ainju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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