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만드는 맥주보다 자신의 상상력 녹여낸 맥주에 주력
스몰배치 지향…현재까지 60여 스타일 만든 맥주양조장

충남 서산에는 스몰배치를 지향하며 크래프트 맥주를 만드는 양조장을 겸한 맥주 펍이 있다. 서산시 주택가에 자리한 ‘칠홉스브루잉코’는 원어민 강사로 한국에 온 호주 출신의 니콜라스 레난 씨와 그의 부인 임지나 씨가 운영하는 특색있는 맥주양조장이다. 모두가 미국 스타일에 관심을 두고 있을 때 이곳은 영국식 맥주에 자신의 상상력을 보탠 맥주를 만들고 있는 곳이다. 사진은 임지나 대표와 양조를 맡은 남편 닉 레난 씨다.
충남 서산에는 스몰배치를 지향하며 크래프트 맥주를 만드는 양조장을 겸한 맥주 펍이 있다. 서산시 주택가에 자리한 ‘칠홉스브루잉코’는 원어민 강사로 한국에 온 호주 출신의 니콜라스 레난 씨와 그의 부인 임지나 씨가 운영하는 특색있는 맥주양조장이다. 모두가 미국 스타일에 관심을 두고 있을 때 이곳은 영국식 맥주에 자신의 상상력을 보탠 맥주를 만들고 있는 곳이다. 사진은 임지나 대표와 양조를 맡은 남편 닉 레난 씨다.

서산에 가면 모든 공정을 손으로 해내며 크래프트 정신을 맥주에 담고 있는 작은 맥주양조장을 만날 수 있다. 

서산시 석남동 주택가 한가운데 있는 칠홉스브루잉코(이하 칠홉스, 대표 임지나)가 그 주인공이다. 

대도시의 브루어리들이 홉을 많이 사용하는 미국 쪽 맥주에 관심을 두고 술을 만들고 있지만, 2017년 문을 연 칠홉스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출발한 영국식 맥주 스타일에 주목하는 곳이다. 이유는 양조사가 호주 출신이기 때문이다.

짧아지는 오후 해가 골목길에 그림자를 드리울 때쯤 도착한 칠홉스는 한창 양조에 여념이 없었다.

기자를 맞이한 사람은 임지나(32) 대표와 양조를 맡고 있는 니콜라스 제임스 레난(33) 씨. 임지나 씨와 레난 씨의 인연은 2010년부터 시작된다.

임 대표가 20대 초반 호주를 갔다가 만나서 두 사람은 양국을 오가는 연예 끝에 결혼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그 당시 뜨겁게 이는 크래프트맥주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레난 씨는 서산에 브루펍을 내리고 결심한다.

하지만 작은 양조장을 만드는 일도 자본이 필요한 것이어서 원어민 강사를 잠시 활동하기도 했다.

많은 수제 맥주 양조장들이 대량생산을 염두에 두고 편의점에 시선을 맞추고 있지만, 레난 씨는 자신의 상상력을 담기 위해 스몰배치 양조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스몰배치는 말 그대로 한번 양조할 때의 양이 적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 번에 빚는 술의 양은 적지만, 다양한 맥주를 만들 수 있어서 칠홉스가 지금까지 빚은 맥주의 종류는 대략 60여 종이 넘었다는 것이 임지나 대표의 말이다. 

레난 씨는 남들이 다 만드는 맥주보다는 자신의 지역색을 담은 개성 있는 맥주를 빚고자 한다.

칠홉스의 이런 양조철학이 반영된 술은 ‘처부로’와 ‘주신더’라는 제품이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재료를 가지고 자신이 추구하는 영국식 크래프트맥주를 만든 것이다. 

이 밖의 맥주는 거의 한시적으로 생산한다. 

‘처부로’는 이 양조장의 첫 작품이기도 하다.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 품종인 쇼비뇽 블랑이 재배되는 곳에서 나오는 넬슨 쇼빈 홉을 활용한 맥주다. 

이 홉의 특징은 패션푸르츠와 파인애플 등의 과일 향을 가지고 있어 화이트와인의 풍미를 지닌다는 점. 

그래서 이런 홉의 개성을 활용하기 위해 레난 씨는 조금은 대담한 스타일의 맥주에 이 홉을 적용키로 한다. 

당시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맥주 스타일 중 더블IPA가 있었는데, 레난 씨는 이를 만들기로 한다. 

희귀한 아이템을 잡아서 작은 양조장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한 것이다. 이와 함께 기획한 제품이 호주의 대표적인 홉인 갤럭시를 사용한 헤이지IPA. 흔히 뉴잉글랜드IPA라고도 불린다. 이 두 제품은 연중 생산할 만큼 칠홉스를 대표하는 맥주다. 

칠홉스의 맥주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재료, 그리고 서산의 지역 특산물을 이용해 다양한 맥주를 만들고자 한다. 지금까지 생산한 맥주는 60여 종이 넘고, 현재 생산되고 있는 맥주는 9종이다. 이 중 사진 상단 중앙에 있는 ‘주신더’는 헤이지IPA이며 칠홉스의 시그니처 제품 중 하나다. 젊은 층이 수요가 늘면서 서울은 물론 부산과 대구 등의 대도시에서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이 임지나 대표의 설명이다.
칠홉스의 맥주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재료, 그리고 서산의 지역 특산물을 이용해 다양한 맥주를 만들고자 한다. 지금까지 생산한 맥주는 60여 종이 넘고, 현재 생산되고 있는 맥주는 9종이다. 이 중 사진 상단 중앙에 있는 ‘주신더’는 헤이지IPA이며 칠홉스의 시그니처 제품 중 하나다. 젊은 층이 수요가 늘면서 서울은 물론 부산과 대구 등의 대도시에서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이 임지나 대표의 설명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양조를 맡는 레난 씨는 상업양조를 위한 교육기관을 다니지 않았다는 점이다. 

맥주는 호주에서 홈브루잉 정도로 익혔고 원어민 교사로 한국에 들어와 서산에서 부인 임지나 씨를 만나면서 상업양조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고 한다. 

브루펍을 서산에 만든 것도 그래서다. 양조 설비를 갖추고 기계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시험 양조를 하면서 자신들이 준비한 맥주 레시피를 검증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차분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서산은 최적지였다고 레난 씨는 말한다.


이런 태도는 맥주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그대로 투영된다. 전통적인 스타일의 맥주보다는 현대적 스타일의 맥주를 만들고자 했기에 자신의 호기심과 탐구정신이 빛을 발했다고 한다. 

전통적인 맥주 스타일은 양조기술에 변화를 주기가 무척 어렵지만 새로운 스타일의 맥주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양조장 한편에 있는 오크 배럴도 그런 차원에서 준비됐다고 레난 씨는 말한다. 현재 칠홉스에서 오크 배럴에서 숙성하고 있는 맥주는 두 종류다. 

하나는 미국의 콜로라도 싱글몰트위스키 배럴에서 숙성되고 있는 ‘임페리얼 스타우트’이며 2016년산 버번 배럴과 위스키 배럴에서도 각각 발리와인이 숙성되고 있다. 

발리와인이나 임페리얼 스타우트는 모두 몰트를 많이 넣어 알코올 도수가 높으며 발효과정에서 잔당이 남아 술의 단맛을 주는데, 여기에 오크통이 가진 바닐라향과 시나몬, 케라멜 등의 풍미를 입히는 작업을 칠홉스에서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배럴에이징 자체도 레난 씨에겐 그의 상상력을 실험하는 기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맥주를 통해 칠홉스가 구현하고자 하는 술의 세계는 브루어리 명칭에도 담겨 있다. 

흔히 7가지 홉을 사용한 것이 아니냐 말하지만 칠홉스는 칠(힐링의 호주 속어)링과 홉의 합친 말이다. 

칠이라는 단어에는 힐링 이외에 술을 차갑게 하는 의미도 담고 있어, 자신들이 만드는 맥주가 시원하게 누군가에게 힐링이 되는 소재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레난 씨는 술을 빚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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