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 추운 곳 빼고 전국에서 잘 자라 생울타리로 적격
3m 크기 간월도 사철나무, 독도는 천연기념물 ‘군락지’

독도에는 46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고 한다. 이 나무 중 가장 수령이 오래된 것이 100년을 넘어선 사철나무다. 극한의 추위와 바람을 이기고 자생지를 형성하며 살아가고 있는 사철나무라는 점을 고려해서 문화재청에선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독도에는 46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고 한다. 이 나무 중 가장 수령이 오래된 것이 100년을 넘어선 사철나무다. 극한의 추위와 바람을 이기고 자생지를 형성하며 살아가고 있는 사철나무라는 점을 고려해서 문화재청에선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키 큰 가로수 뒤편에서 인도와 주택지를 가르거나, 아파트 화단이나 담장 앞에 있는 보도블록이나 도로와의 경계선을 구분하기 위해 심는 대중적인 나무가 있다. 

예쁘게 각지도록 전지가위로 이발을 한때도 있고, 조금은 거칠게 두는 때도 있지만, 대체로 이 나무는 사람의 손을 타 반듯하게 조경이 된 경우가 많다. 사시사철 푸른색을 띠어서 사철나무라 불리는 나무. 

물론 이 나무 외에도 사철 푸른 나무가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이 나무가 사철 푸른 나무의 대표 수종이 되었다.

이 나무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이 원산지이다. 학명에는 일본이 원산지로 반영되었지만, 최초 보고자에 의해 그리된 것이지 동아시아 3국 모두에서 자생하는 나무다. 

예전 이름은 동청(冬靑) 혹은 만년지(萬年枝) 등으로 불렸다. 겨울에도 푸르고, 만 년 동안 한결같은 가지를 가지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이 호칭이 꼭 사철나무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키 작은 넓은 잎나무 중에 후박나무와 동백도 동청이라 불렸고, 심지어 소나무와 전나무 등의 침엽수도 동청이라 칭했다. 

여러 나무와 이름을 같이 공유했지만, 어찌 됐든 사철나무는 사철 푸르름을 자랑으로 여기는 나무다.

사철나무는 몹시 추운 곳만 아니면 잘 자라는 나무다. 물이 많고 적음도 별로 따지지 않는다. 심지어 소금 바람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처럼 별로 가리는 것 없이 잘 자라는 나무인지라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게다가 넓은 잎이 가지 사이에서 촘촘하게 빈 곳을 막고 있어 생울타리로 제격이다. 

여럿을 겹치도록 심어도 싸우지 않고, 아래쪽 가지라고 해서 햇빛을 더 받겠다고 고개를 쳐들지도 않는다. 

또한 가지치기해도 착하게 새싹을 내면서 자신의 수형을 유지한다. 

그래서 조선시대 때는 남녀간의 내외를 위해 여인들의 공간이었던 안채에 외간 남자들과 눈이 마주치지 않도록 사철나무로 문병(문병풍)을 만들기도 했다. 

사철나무 문병은 대나무로 담장의 뼈대를 세우고 안에다 줄사철나무를 심는 방법으로 만들었고, 그 흔적은 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린 〈동궐도〉와 김홍도가 그린 〈후원유연〉이라는 그림에서도 찾을 수 있다.

사철 푸르른 잎을 가지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 사철나무다. 물론 이 나무 말고도 푸름을 유지하는 나무인 동백나무나 후박나무를 그리 부를 때도 있다. 조선시대에는 생울타리로도 많이 사용한 나무다. 사진은 충남 서산 간월암에 있는 보호수로 지정된 사철나무다. 키가 3미터가 넘는 나무다.
사철 푸르른 잎을 가지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 사철나무다. 물론 이 나무 말고도 푸름을 유지하는 나무인 동백나무나 후박나무를 그리 부를 때도 있다. 조선시대에는 생울타리로도 많이 사용한 나무다. 사진은 충남 서산 간월암에 있는 보호수로 지정된 사철나무다. 키가 3미터가 넘는 나무다.

사철나무의 꽃말은 외형처럼 ‘변함이 없다’다. 

그래서 사철 푸른색이 지루하기도 하지만, 여름에 피는 하얗고 노란 꽃, 그리고 가을부터 겨울까지 보여주는 작고 붉은 열매, 게다가 겨울 눈쌓인 모습까지 사철나무는 나름의 변신을 시도한다.

물론 조그마한 변화지만 나무는 그래도 늘 푸르다. 그렇다고 나무의 잎이 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잎이 나는 만큼 수명을 다한 이파리는 제 몫을 다하고 낙엽으로 떨어진다. 그 변화가 늘 같은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에 우리가 알아채지 못할 뿐이다. 

보통 사철나무는 사람의 키 정도까지만 자란다. 그런데 간혹 평균을 넘어서는 나무들도 등장한다. 

높이가 5~6미터, 줄기의 둘레가 100센티미터에 달하기도 한다. 그런 나무 중 하나가 충남 서산 간월도에 있다. 

사람의 키를 훌쩍 넘긴 사철나무다. 간월도는 천수만에 붙어있는 조그마한 섬이다. 하루에 두 번씩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이 섬은 간월암을 머리에 지고 있다. 그것으로 섬은 다 채워진다. 조선 초 무학대사가 창건한 암자로 당시 무학대사는 이곳에서 달을 보고 도를 깨우쳤다고 한다. 

그래서 새워진 작은 암자의 이름도 ‘간월암’이다. 

이 간월암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사철나무 한그루가 자라고 있다. 키는 3미터를 넘어섰고 줄기의 둘레도 100센티미터에 이른다.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나무다. 

간월암의 사철나무보다 더 유명한 나무가 있다. 독도에 있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사철나무다.

수령은 100년을 넘겨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독도에서 자라는 40여 종의 식물 중 가장 오래된 나무다. 

게다가 거센 바닷바람과 한겨울의 추위까지 이겨내며 자라고 있는 나무이며, 철새들이 이동하면서 씨앗을 용변과 함께 옮겨와 자생하게 된 나무이기도 하다. 

동도의 천장굴 근처에서 자라며 개체 수도 10그루 이상으로 늘어났다. 바람이 워낙 거세 사철나무의 가지는 거의 섬의 땅바닥에 붙어서 자라고 있다고 한다. 

이나무의 수령을 우리 역사에 비춰 살펴보면 한창 우리의 국권이 일본에 의해 유린되기 시작할 때이다. 

일본이 강제로 병탄하고 있을 때 철새들은 울릉도나 육지에서 먹이로 먹었던 사철나무 씨앗을 독도에 뿌렸던 것으로 보인다. 자연의 이치는 이렇게 형성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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