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탁 핀크 대표이사 인터뷰

권영탁 핀크 대표이사 (사진=핀크)
권영탁 핀크 대표이사 (사진=핀크)

2022년 1월 6일 10:01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 금융업은 전통적인 금융사가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이미 산업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비대면·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된 상황에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기업만이 우위를 차지할 것이다.”

권영탁 핀크 대표<사진>는 ‘금융과 비금융을 넘나드는 생활금융 종합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이 국내 금융업의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도 금융업권과 타 업권 간의 벽이 허물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 속 고객 생애주기에 기반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가 힘을 갖는다는 전망에서다.

권 대표는 국내 금융업의 빅블러 현상을 주도한 대표적인 인물로 손꼽힌다. 그는 금융·통신 합작투자사인 하나SK카드에 이어 핀크의 설립까지 진두지휘하며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금융을 융합한 업적을 남겼다. 특히 통신기업인 SK텔레콤에 입사한 뒤 금융사인 하나SK카드를 거쳐 테크핀사 핀크의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는 다소 특이한 이력은 정통 금융맨들과 차별화된 권 대표만의 강점이다.

권 대표는 “빅테크를 포함한 테크핀 기업과 전통적인 금융사는 산업적인 특성에서부터 차이가 있다”며 “테크핀 기업은 △접근성 △편의성 △혁신성 △포용성 측면에서의 강점을 활용해 급격하게 변화하는 환경과 소비자 니즈에 전통사보다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핀크 역시 국내 최초의 통신데이터 기반 대안신용평가 모델인 ‘T스코어’를 개발해 기존 신용평가가 커버하지 못한 금융 이력 부족자(씬파일러)들을 포용하며 금융의 범위를 넓혔다.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나 대출 실적 등 금융 이력이 없어 중·저신용자로 평가받은 고객들에게 비금융정보인 SKT 고객의 통신 데이터를 대신 적용해 최대 1%의 금리 혜택을 제공했다.

금융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표방하는 ‘핀크리얼리’도 핀크만의 강점을 집약한 혁신 금융 서비스 중 하나다. 다양한 사람들이 보유하고 있는 예·적금, 투자 등의 실제 금융 상품 종류와 현황을 모아 보고 벤치 마크할 수 있도록 해 이용자의 금융 생활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연계해 경쟁력을 더욱 키웠다.

권 대표는 금융 혁신의 중심에 선 테크핀 기업이 금융당국의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경우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향후 종합지급결제업이 도입될 경우 금융업 라이선스가 없는 비금융사가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ICT 기반의 테크핀 기업들은 앞으로도 기술을 발판 삼아 금융 분야에서 입지를 지속해서 키워갈 것”이라며 “특히 디지털 이해도가 높은 MZ세대의 영향력이 확대될 경우 이들의 금융시장 경쟁력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이미 ICT 기술을 기반으로 금융 사업을 전개한 카카오와 토스는 혁신 금융 서비스 제공에서 한 걸음 나아가 은행과 보험, 증권업 등의 인가를 취득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로 전통 금융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핀크도 은행, 보험, 금융투자 등 다양한 금융업권 진출을 장기적인 목표로 세우고 향후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특색있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 예로 가상자산(코인)이 실제 투자 자산으로 인정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선제적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가상자산을 포함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단순히 전통 금융사와 비금융사가 시장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생존 전쟁을 펼치기보다는 경쟁과 협력 체계가 공존하는 ‘협쟁(co-opetition)’을 통해 상생하며 국내 금융산업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게 권 대표의 견해다.

그는 “빅테크를 포함한 기술 중심의 금융 서비스 기업과 전통 금융사가 아이디어와 기술, 금융 노하우를 교류하며 발전을 모색할 때 국내 금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정부 역시 현재의 포지티브(Positive) 규제 방식을 점차 개선해 금융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대한금융신문 유수정 기자 crystal@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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