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코스피…안정성향 ELD 매력 반감
“2금융이 낫다” 구색 맞추기용으로 전락

2022년 1월 26일 14:0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이 증시 변동성에 발 묶여 명맥만 겨우 유지해나가고 있다. ELD는 한때 저금리 시대 정기예금의 대안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ELD는 국내외 주가지수에 투자하는 예금 상품이다. 투자액 대부분을 정기예금에 넣고, 여기서 나오는 이자를 파생상품으로 운용해 발생한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주가지수 등락에 따라 일반 예·적금보다 높은 금리를 기대할 수 있으면서도 원금이 보장돼 시중금리가 낮을 때마다 한시 판매로 나오는 등장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한국은행의 잇단 기준금리 인상에도 정기예금 금리는 여전히 대부분 1%대 머물고 있다. 일반 예금으로는 이자 붙는 재미가 크지 않은 상황인데 은행 판매대에선 ELD 상품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26일 현재 시중은행 가운데서 ELD 상품을 취급하는 곳은 신한은행 한 곳뿐이다.

신한은행은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담은 △안정형 △상승형 △하락형 △양방향형, 삼성전자 보통주에 연동된 △안정형 등 총 5가지 유형의 ‘WM 세이프지수연동예금’ 가입자를 모집중이다.

해당 상품 모두 원금을 보장하면서 만기지수에 따라 안정형 연 3.5%, 양방향형 연 5.5%, 하락형 연 6.75%, 상승형 연 6.90%의 최고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 2017년 이후로 ELD 판매를 중단했으며 NH농협은행은 2018년, 하나은행은 2020년 9월을 마지막으로 ELD 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초저금리 기조에도 ELD가 자취를 감춘 가장 큰 이유로는 극심해진 증시 변동성이 지목된다. 정기예금보다 살짝 높은 금리를 받자고 최근처럼 변동성이 크고, 변동 주기가 짧아진 금융시장 환경에서 지수 변동성까지 따져야 한다는 점이 ELD의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다는 것.

실제로 전날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 거래일 대비 4.78p(22.25%) 오른 26.26으로 마감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인 지난 2020년 1월 20일(13.64)과 비교해 장세가 두 배로 널뛰는 중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ELD는 말 그대로 예금 상품이기 때문에 원금 손실의 위험이 없다. ELS(주가연계증권)과 같이 약속한 수익을 제공하는데, 원금 보장을 위해 ELD를 선택한 안정형 고객군들은 현재 롤러코스터와 같은 지수 장세마저도 부담으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정형 상품의 경우 워낙 기대 수익률이 낮다 보니 초저금리 정기예금 대안상품으로서 메리트도 부족하다”며 “안정적 성향의 투자자들은 안정형 ELD를 선택하느니 2~3%대 금리를 주는 제2금융권 상품이 훨씬 낫기 때문에 판매를 권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한 관계자도 “지난 2020년만해도 각종 사모펀드 사태로 고난도 상품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원금 보장의 ELD가 반짝인기를 끌었으나, 지금은 고객 관심도 끊겼고, 새로운 ELD 상품을 만들어낼 옵션 거래조건 상황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품 자체에 판매 유인이 없다 보니 은행 대부분이 판매를 중단한 것”이라며 “일부 판매되고 있는 상품도 고객의 선택권을 높이기 위한 구색 맞추기용일 뿐 판매량은 매우 저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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