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B 신용평가모형·IT·검증등 질적 저하

 데이터 확보 및 클렌징 작업 소극적 대응

 

오는 2008년 본격적으로 시행될 바젤II 관련 시중은행들의 준비 상황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바젤II는 최저자기자본 규제, 감독기능 강화, 시장규율 강화의 세가지 축으로 구성되고 신용위험을 은행 자체적으로 감독하는 방법론과 더불어 프로세스, 통제, 데이터수집 및 IT시스템 등 내부등급시스템 구축을 근간으로 한다.

한국금융연구원 송영수 연구원은 ‘4대 시중은행의 바젤II 추진 현황과 향후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지속 개선사항을 제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실명을 밝히지 않은 국내 4개 시중은행의 경우 △신용평가모형 △IT △검증프로세스 △신용위험지배구조 등 질적인 면에서 적지 않은 미비점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즉 신용 통제 부서가 모형 개발 및 적합성 검증을 독립적으로 관장하지 못하고 충분한 데이터 확보와 데이터 결함제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송 연구원은 지적했다.

이는 부도율 관찰기간 및 내부 데이터 확보 측면에서 국내 은행의 경우 내부 데이터의 복구나 정확한 부도자료 수집(특히 90일 이상의 이자 연체 차주)을 포함한 충분한 데이터 확보 및 클렌징 작업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또 부도율(PD)은 최소 5년 요건을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4개 시중은행이 이 기준에 맞는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해 바젤II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모형의 방법론 측면에서 국내 PD모형은 각종 재무비율을 활용해 부도차주와 유사한 순서로 부도확율을 추정해 등급을 매기는 통계기법에 기반한 ‘프로빗(probit)’ 모형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송 연구원은 이 프라이빗 모형을 IRB 모형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모형개발 당시의 모집단과 실제 모집단을 일치시켜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과제라고 지적했다.

송 연구원은 이어 안정적인 등급분포와 변별력이 있는 등급별 PD가 출력되지 않는 모형은 IRB모형으로 부적합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송 연구원은 변별력 지수(Gini, ROC, CAP AR 등)는 인위적으로 높일 수 있지만 지수가 높다고해서 변별력 있는 등급별 PD는 출력되지 않기 때문에 변별력 지수는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바젤II 대응 선결조건

이같은 문제점 보완을 위해 은행 영업에 필요한 신용평가 모형 관련 선정 및 적합성 검증과 모니터링 업무, 즉 신용 부여에 관련된 모든 업무는 신용위험 통제부서로 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송연수 연구원은 밝혔다.

아울러 송 연구원은 은행은 모형의 개발과 적합성 검증을 제3자인 검사부서가 담당토록 하고 모형의 책임소재 측면에서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외부 벤더 모형과 내부모형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데이터와 기준을 가지고 모형의 적합성을 측정하고 그 결과를 시장에 공개해 은행들이 벤치마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이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이 밖에도 송 연구원은 적합한 모형이 선정되면 충분한 모니터링을 통해 RWA 틀에 탑재, 가장 우선적인 내부활용 요건을 실증해보는 것과 동시에 신뢰성 있는 영향평가를 실시해 다차원 분석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 보고서는 국내 신용평가사의 매핑등급 적용시 발생하는 과도한 위험가중치로 인해 도입에 어려움이 있는 표준법을 대체하는 방안으로서 제시된 한국형 초급 내부등급법(EIRB) 도입을 적극 검토해 볼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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