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비껴간 ‘신뢰’ 앞세워 사업 강화
신탁순수수료이익 전년대비 31.6%↑

국민은행 신탁순수수료이익 추이
국민은행 신탁순수수료이익 추이

2022년 2월 10일 15:12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 사태로 침체기에 빠졌던 KB국민은행의 신탁사업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상품 다각화로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금융당국이 신탁업 규제 완화를 예고하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은행의 신탁순수수료이익은 3080억원으로 지난 2020년(2340억원) 대비 31.6%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수익이 상승세로 돌아선 뒤 추세를 이어가 사모펀드 사태 영향을 받기 이전인 2019년(3080억원) 수준으로 회복했다. 

신탁은 위탁자가 금융사에 금전, 부동산, 유가증권 등 자산 운용을 맡기는 행위를 말한다. 신탁 투자자로부터 받은 재산을 운용·관리 및 처분을 통해 수수료 수익을 거둔다. 

은행들은 예대마진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신탁사업에 주력해왔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장기 자산관리, 증식, 사후 상속 등 종합재산관리수단으로 신탁이 떠오르면서 수익성을 담보할 미래 먹거리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라임과 옵티머스 등 금융권을 강타했던 사모펀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를 규제하면서 은행들의 신탁 판매에 제동이 걸렸다. 

당국은 금전신탁의 핵심인 특정금전신탁의 대표 상품인 파생결합증권신탁(DLS)과 주가연계신탁(ELT) 등을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하고 판매 총량에 제한을 뒀다. 이는 신탁 수익 악화로 이어졌다.

하지만 타 시중은행들과 달리 펀드 논란을 비껴간 국민은행은 상품에 대한 신뢰를 앞세워 신탁사업 강화에 집중했다.

금융위원회가 영업점을 통해 오프라인으로만 가능했던 특정금전신탁의 비대면 영업을 허용하자 은행권 최초로 신탁 비대면 센터를 설립했다. 비대면 가입 서비스로 인건비를 절약하는 한편 기존의 상품보다 낮은 판매보수로 신탁 이용자들의 유입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신탁 재산의 범위를 확대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신탁을 허용하겠다는 완화된 시그널을 보내면서 신탁업 진출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7월 ‘KB반려행복신탁’에 이어 9월 ‘KB위대한유산 기부신탁’을 출시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은행권 최초로 ISA신탁형을 통해 국내 상장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 등과 맞물리면서 줄었던 판매가 정상화 됐다. 글로벌 2차 전지 관련해 ELS 판매가 늘었고 주가 지수가 회복되면서 수익이 전년 대비 늘었다”며 “ISA신탁형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운용할 수 있게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금융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이지은 기자 ezez@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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