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비 이은수 대표 인터뷰

이은수 카비 대표(사진=카비)
이은수 카비 대표(사진=카비)

“운전자의 습관을 분석해 사고를 예측할 수 있다면 보험사는 손해율을, 운전자는 보험료를 낮출 수 있습니다. 카비의 영상인식·분석 기술은 운전자가 사고 낼 가능성이 몇 개월 내 어느 정도인지까지 분석할 수 있을 정도로 고도화돼 있습니다.”

카비 이은수 대표<사진>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카비의 기술이 미래 자동차보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카비는 인슈어테크 솔루션 제공업체로 영상인식을 통해 운전자의 습관을 분석, 데이터화하는 기술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예를 들어 운전 시 카비의 애플리케이션을 활성화하면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운전자 주변의 차량 및 차선 등 지형지물 정보를 파악하고, 운전습관을 영상으로 수집하는 방식”이라며 “수집된 데이터는 자체 알고리즘으로 분석되고 안전점수로 산출된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자동차 보험료를 산정할 때 나이, 성별, 사고이력 등 형식적인 정보만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온 개념이 UBI(Use Based Insurance)보험이다. 운전한 거리나 기간 등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하는 상품으로 캐롯손해보험의 ‘퍼마일자동차보험’이 대표적이다.

카비는 UBI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BBI(Behavior Based Insurance)보험을 추구한다. 이 대표는 “UBI보험은 안전운전을 유도하거나 근본적인 사고를 줄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며 “주행 시 앞차와의 거리, 커브길 가속, 차선이탈 빈도 등 세부화된 분석을 보험료에 반영한다면 자동차보험 생태계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사는 안전운전을 선호하는 고객을 위주로 계약을 인수하거나 위험한 습관을 가진 운전자에게는 보험료를 높게 받는 식으로 손해율을 관리할 수 있다”며 “운전자는 습관을 개선해 사고를 예방하고 낮은 보험료를 지불하는 ‘윈-윈’구조”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대표적으로 테슬라가 지난해 10월 텍사스주에서 BBI 보험을 선보였다. 테슬라는 급브레이크, 공격적인 방향전환, 안전거리 미확보 등의 채점 기준에 따라 운전자에게 안전운전 점수를 책정한다. 이를 보험료에 반영하면 보험료가 기존보다 20~40%가량 저렴해진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국내 UBI 안전 특약이 5~10%대의 보험료가 할인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있다”며 “이 같은 기술을 가진 회사는 세계에서 손에 꼽는다”고 말했다.

혁신기술을 보유한 카비지만, 국내에서는 제도적 한계로 몇 차례 부침을 겪었다. 카비의 영상인식 기술을 탑재한 부착물은 3만원이 넘는다는 이유로 보험업법 98조에 의해 불공정한 물건으로 취급, 애플리케이션으로 대체됐다.

이 대표는 “소액단기 보험사 설립도 고려했지만 자동차보험은 제외돼 막혔다”며 “최근에는 보험사, 플랫폼, 지자체, 렌터카 업체 등과의 협업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카비는 지자체 소속 장애인 콜택시에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와 기술검증을 마치고 상품개발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타사에서는 기존의 애플리케이션에 카비의 기술을 탑재하는 인앱 형태의 제휴 제안도 받았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주행거리로는 463만Km, 시간으로는 30만시간 정도의 데이터를 축적한 상태”라며 “데이터가 보험에 적용돼 사고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보험사들이 보수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저희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진혁 기자 pj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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