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 ‘먹튀’ 우려에 인가 지지부진
금감원 장고에 대주주심사 못 넘어

2022년 2월 28일 10:55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지부진하던 대원저축은행 매각이 결국 무산됐다. 금융감독원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타이거자산운용에게 저축은행 인수를 허용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타이거자산운용이 대원저축은행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하지도 못한 채 인수가 결렬됐다.

타이거자산운용 관계자는 “금감원에 인가 허락을 구하는 과정이 길어지면서 인수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대원저축은행은 모회사 대아저축은행이 지분의 100%를 소유하고 있는 경북지역 저축은행이다. 지속적인 경영악화로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 상태라 대아저축은행은 대원저축은행 매각을 시도해 왔다. 

지난해 4월 대아저축은행은 타이거자산운용에게 대원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155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후 타이거자산운용은 금융위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하기 전 단계에서 금감원과 수차례 미팅을 가졌지만, 결국 심사 신청에 대한 확답을 받지 못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금융위가 진행한다. 신청 이후 60일 이내에 심사 결과를 통보하는데, 신청 이전 금감원과 사전 미팅을 갖는 것이 관례로 알려졌다. 

대원저축은행 매각이 결렬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에는 LED 제조업체 씨티젠이 인수를 시도했으나, 당시에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지연되면서 씨티젠 측에서 인수를 철회한 바 있다. 

업계는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을 사모펀드 운용사에 매각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사모펀드가 금융사를 인수하고 단기간에 엑시트(투자금 회수)한 전적이 많다 보니, 운용사에 매각을 허용할 경우에도 이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는 시각이다. 

실제 지난해에도 JT저축은행 인수를 시도했던 VI금융투자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협상이 무산된 바 있다. VI금융투자는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 뱅커스트릿PE가 인수한 회사다. 

지난 2020년부터 3년째 민국저축은행 인수를 시도하고 있는 현대자산운용의 경우도 완주가 불투명해 보인다. 금감원은 사모펀드 운용사에게 저축은행 인수 물꼬를 터주게 될 경우를 부담스러워한다는 후문이다.

한편 대아저축은행은 지난 11일 대원저축은행에 3억원의 유상증자를 실행했다. 탈출구였던 매각이 결렬되면서 영업을 재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금융신문 박진혁 기자 pj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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