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온곡·이화곡’으로 식초 만들다 이태 전 전통주도 생산
마마스팜 ‘문삼이공’ 20~30대 입소문 타며 시중에 알려져

발효식초에 꽂혀서 인터넷 카페를 만들고 급기야는 출판업을 접고 술도가를 낸 마마스팜의 안종권 대표가 자신이 만든 식초를 설명하고 있다. 고조리서에 나오는 누룩을 재현해서 좋은 식초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결국 전통주로 이어진 것이다.
발효식초에 꽂혀서 인터넷 카페를 만들고 급기야는 출판업을 접고 술도가를 낸 마마스팜의 안종권 대표가 자신이 만든 식초를 설명하고 있다. 고조리서에 나오는 누룩을 재현해서 좋은 식초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결국 전통주로 이어진 것이다.

술과 식초는 한 몸이다. 술을 만들다 보면 식초도 만들어진다. 알코올 발효에 이어 초산 발효가 이뤄지면 식초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대로 만든 술과 식초는 한배에서 태어난 형제와 같다. 

포도주에서 발사믹 식초가, 그리고 우리의 막걸리에서는 막걸리 식초가 만들어진다. 

물론 모든 식초가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식초는 발효식초와 완전히 다른 제품이다. 

희석한 발효 주정에 초산을 입혀서 2~3일 만에 식초를 만들어 활성탄 등을 활용해서 이취 등을 제거한 뒤, 희석식 소주처럼 원하는 맛과 향을 입혀서 만들어지는 것이 공장에서 만든 식초다.
 
이런 식초가 아니라 건강한 발효식초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그래서 술과 식초 모두에 관심을 두게 된다. 

만드는 절차가 연속적이기 때문이다.

10년 전에 전통적인 발효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온라인 카페를 만들었다. 어머니의 마음처럼 좋은 발효식품 만드는 법을 공유하며 네이버 대표 카페가 될 만큼 활발하게 움직였던 곳이다. 이름은 ‘마마스팜 카페’.
 
처음에는 제대로 된 발효를 연구하기 위해 문헌에 나오는 전통 누룩 빚기에 관심을 두었고, 그리고 이 누룩으로 식초를 만들었다고 한다. 

당시 현미식초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한참 커질 때라서 카페에 들어오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당시 카페지기를 했던 안종권 씨는 결국 이 온라인 카페를 모태 삼아 술도가를 만들었다. 물론 처음부터 술도가를 계획한 것은 아니다. 

아직 우리 술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업적인 행보를 술로 시작할 수 없었다고 안종권 대표는 말한다. 

연구해왔던 향온곡과 이화곡으로 좋은 식초를 만들기로 하고, 2013년 영농조합을 만든 안종권 대표는 현미 발효식초를 이듬해 출시한다. 

그리고 누룩 발효 기술을 이용해서 곡물 효소를 만들어 사업을 넓혀갔다. 

마마스팜의 식초와 술은 모두 자체적으로 만들고 있는 향온곡와 이화곡을 사용한다. 사진은 향온곡이며 식초에는 이 둘을 모두 사용하고, 술에는 외부에서 구매한 밀누룩에 향온곡과 이화곡을 섞어서 사용한다고 한다.
마마스팜의 식초와 술은 모두 자체적으로 만들고 있는 향온곡와 이화곡을 사용한다. 사진은 향온곡이며 식초에는 이 둘을 모두 사용하고, 술에는 외부에서 구매한 밀누룩에 향온곡과 이화곡을 섞어서 사용한다고 한다.

2017년에는 20여 년 이상 문헌에 나오는 다양한 전통주를 일일이 재현하면서 우리 술을 빚어온 마용옥 씨를 공장장으로 영입하면서 전통주에도 노크하게 된다. 비로소 술도가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2018년부터 준비한 마마스팜의 술은 현재 ‘문삼이공’이라는 브랜드로 나오고 있다. 

약주와 탁주, 잣막걸리 등 3종의 술을 내놓고 있는데, 이 밖에도 다양한 술들을 현재 개발하고 있다.  

문삼이공이 시중에 알려지게 된 것은 2019년부터 시제품으로 준비하고 있던 잣막걸리가 술구독 서비스를 통해 대량 유통되면서부터다. 

술 구독 서비스는 일정 기간 구독료를 내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독경제의 한 형태이다.

구독하는 대상이 술인데, 최근 20~30대 젊은 계층에서 주로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다. 

당시 마마스팜에선 ‘문삼이공’ 약주와 막걸리를 만들면서 판로를 개척하고 있었는데, 술 구독 서비스 업체 중 한 곳인 ‘술담화’에서 시험양조 중인 잣막걸리에 끌려 8000병을 한 번에 주문한 것이다. 

경쟁 제품을 압도하는 맛에 끌린 결과라고 안 대표는 설명한다. 그런데 마마스팜의 ‘문삼이공 잣’은 여타 제품보다 잣을 더 넣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오랫동안 술을 빚어온 마 공장장만의 노하우가 빚어낸 술맛이 마마스팜을 외부에 알리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또한 지난해에는 약주를 1만4000병 주문하면서 술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가게 된다. 이렇게 시중에 술이 소개되면서 전통주 전문 주점에서도 활발하게 찾는 술이 되었다고 안 대표는 말한다.

마마스팜의 술은 석탄주 방식으로 빚어진다. 전통주 중 하나인 석탄주는 ‘마시기에도 아깝다는(惜呑)’ 뜻의 술로 단맛과 신맛이 잘 어우러진 술이다. 

직접 빚은 향온곡과 이화곡을 밀누룩과 섞어서 사용하는 마마스팜의 술맛은 화려하지 않고 차분하다. 튀는 맛 없이 잘 어우러지게 만들어진 술이다. 

이곳의 술은 4개월 동안 한차례의 덧술을 하는 이양주 방식으로 빚어진다. 술 이름인 ‘문삼이공’은 이런 마마스팜 술의 특징을 이름으로 담아낸 것이다. 

문은 ‘달빛 같은 술’을, 삼은 ‘쌀과 누룩, 물 등의 세 가지 재료’를, 이는 ‘이양주’를, 그리고 공은 ‘감미료 등 첨가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라는 뜻이다. 

즉 천연의 재료만을 이용해 손으로 빚은 크래프트 막걸리라는 점을 브랜드로 살린 것이다. 

현재 마마스팜은 저가형 막걸리와 리큐르 등의 새로운 제품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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