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1개월 만에 다시 감소 전환했다. 외환보유액 순위는 전달과 같은 8위를 유지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2년 3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578억1000만달러로 전월말(4617억7000만달러)보다 39억6000만달러 줄었다.

유재현 한은 외환회계팀장은 “달러 강세(달러 가치 상승)로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감소한데다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유로화·파운드화 등 다른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감소했다. 지난달 말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인 달러인덱스(DXY)는 97.79로 전월(96.6)보다 1.2% 올랐다.

유로화는 전달 수준을 유지했고, 파운드화는 미 달러화 대비 1.6% 절하됐다. 엔화는 5.3% 절상됐다. 엔화는 자국통화표시법(엔/달러)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미 달러화 환율 상승이 달러화 대비 약세를 의미한다. 달러 강세에도 호주 달러화는 호주중앙은행(RBA)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4.6% 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미 달러화 강세로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달러화 환산액이 줄면서 외환보유액이 감소 전환했다”며 “여기에 달러 강세로 인한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로 달러화를 매도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은 4102억1000만달러로 전월대비 6억3000만달러 줄었다. 유가증권 매도로 일시적으로 예치해 뒀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예치금은 33억9000만달러 줄어든 228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국제통화기금(IMF) SDR(특별인출권)은 154억2000만달러로 전월보다 1억 달러 늘었다. IMF포지션은 4000만달러 줄어든 45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금은 47억9000만달러로 전월과 같았다.

주요국과의 순위를 비교할 수 있는 올 2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618억달러로 세계 8위 수준으로 전달과 같았다.

1위인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2136억달러로 78억 달러 줄었다. 이어 일본(1조3846억달러), 스위스(1조1000억달러), 인도(6319억달러), 러시아(6171억달러), 대만(5500억달러), 홍콩(4909억달러), 한국 순이다.

사우디아라비아(4413억달러), 싱가포르(4266달러)는 9위, 10위에 랭크됐다.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이 131억달러 줄어들면서 전달보다 한 계단 내려갔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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