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브루서 만나, 자신들의 상상력 맥주에 담으려 창업
2년간 만든 맥주 40종, 매달 신제품 ‘월간끽비어’ 발표

모든 양조사들은 자신이 디자인한 술을 스스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을 꿈꾼다. 오너셰프처럼 오너브루어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양조사들이 모여 맥주양조를 하는 브루어리가 있다.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끽비어컴퍼니’가 바로 그곳이다. 홍중섭 대표는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맥주양조에 자신의 인생을 걸었다. 카브루에서 만난 양조사들과 함께 말이다. 양조장을 만든지 2년만에 40종의 맥주를 만들 정도로 맥주에 대한 열정은 뜨겁기만하다. 사진은 을지로에 위치한 끽비어컴퍼니의 펍에서 찍은 홍중섭 대표다.
모든 양조사들은 자신이 디자인한 술을 스스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을 꿈꾼다. 오너셰프처럼 오너브루어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양조사들이 모여 맥주양조를 하는 브루어리가 있다.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끽비어컴퍼니’가 바로 그곳이다. 홍중섭 대표는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맥주양조에 자신의 인생을 걸었다. 카브루에서 만난 양조사들과 함께 말이다. 양조장을 만든지 2년만에 40종의 맥주를 만들 정도로 맥주에 대한 열정은 뜨겁기만하다. 사진은 을지로에 위치한 끽비어컴퍼니의 펍에서 찍은 홍중섭 대표다.

요리사들의 꿈이 오너셰프이듯이 양조사들의 꿈도 오너브루어가 되는 것이다. 이유는 오직 하나다. 

자신의 술과 음식을 자기가 받은 영감대로 만들어 내고 싶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고용된 요리사와 양조사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상상력이 제어되기 일쑤다. 

의사결정권이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고양시 덕양구에 자리한 끽비어컴퍼니(대표 홍중섭)도 같은 이유에서 양조사들이 힘을 모아 만든 맥주 양조장이다.

끽비어컴퍼니의 구성원은 대표 홍중섭(35) 씨를 포함해 모두 양조사 출신이다. 

평균 나이 32세의 젊은 양조사들이 상상하며 만들고 싶었던 맥주를 생산하는 곳이다. 게다가 SNS로 새로운 맥주 출시를 알리면 발매 당일 전량 매진돼 재고가 남지 않는 양조장으로도 유명하다.

이 같은 판매방식은 자신들이 과거에 몸담았던 양조장에서 하고 싶었던 비즈니스모델이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양조장 대표들은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그렇게 거부당했던 모델로 여섯 명의 양조사는 한 팀이 돼 지금까지 2년 동안 40여 종 정도의 맥주를 만들어왔다.

2020년 크래머리가 양조장을 이전하면서 중고로 내놓은 기존 양조 설비를 인수해서 만든 자신들의 양조장의 생산능력을 이미 넘어서고 있어서 1~2년 뒤에는 양조장 증설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자신들의 크래프트 맥주에 관한 꿈에 한발씩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끽비어컴퍼니의 행보는 우연과 즉흥적인 결정이 많이 개입돼 있다고 홍중섭 대표는 말한다. 카브루 양조장에서 양조사로 만난 끽비어 팀은 자신들이 원하는 맥주를 만들기 위해 2018년, 공방을 만들려고 했단다. 

그런데 같은 시기에 현재의 을지로 펍 자리가 좋은 조건에 나와 바로 펍을 내기로 결정했다는 것. 

홍 대표는 펍을 운영하고 나머지 양조사들은 각각 다른 브루어리에서 맥주를 빚었다고 한다. 

그리고 을지로 끽비어는 자신들의 의견을 조율하면서 맥주에 대한 꿈을 키워가는 아지트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펍을 연 그해 크리스마스부터 자신들의 이름을 건 맥주를 생산한다. 구성원 모두가 양조사들이다 보니 레시피 잡는 일도 수월했다. 

자신들이 원하는 맥주의 인상을 잡아내 해당 레시피를 만들고 생산은 다른 양조장에 위탁했다.

일명 집시브루어리가 된 것이다. 

처음 나온 맥주는 IPA인 ‘깜’ 그리고 6~7개 정도를 집시 프로젝트로 맥주를 만들다가 2020년 들어 양조장을 만들기로 한다. 

그런데, 이것도 펍을 낼 때처럼 즉흥적이었다. 앞서 설명했던 크래머리 양조 설비가 싼값에 나오자 바로 인수하기로 하고 3개월 만에 양조장을 만들어낸다. 

코로나19가 국내에 들어온 2020년 1월부터 4월까지 벌어진 일이다. 

양조사들이 모인 만큼 양조장 셋팅에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고, 판매할 맥주도 집시 브루어리 시절부터 준비했던 레시피가 있었으니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끽비어는 연중 생산하는 2개의 맥주와 계절별로 2~3개 정도의 시즌맥주를 생산하면서, 매월 새로운 맥주를 하나씩 ‘월간끽비어’라는 이름으로 발매하고 있다. 

연중 생산하는 맥주는 을지로에 펍을 열었을 때부터 꾸준히 효자 노릇을 해주고 있는 ‘꿀꺽(아메리칸 라거)’과 ‘스밈(IPA)’이며, 매월 출시하는 월간끽비어는 새로운 레시피로 만든 맥주로 국내에서 좀처럼 시도하지 않는 발표 방식이다. 

모두가 양조사인 만큼 자신들의 맥주에 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웹진 형태로 끽비어 맥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크래프트맥주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높이는 한편 맥주 홍보 채널로도 활용하고 있다.

매달 새로운 맥주를 만든다는 것은 사실 번거로운 일이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장점도 있지만, 만들때마다 소비자를 만족시킨다는 보장도 없는 것이 신상품의 운명이다. 

그런데도 2년째 계속 같은 방식으로 맥주를 발표하는 것은 맥주의 다양성을 시장에 보여주고 싶어서다. 

홍 대표는 이것이 끽비어의 무기라고 말한다. 상상력에 한계를 두지 않는 것. 그렇게 탄생한 맥주가 크래프트 맥주의 영역을 넓혀주리라고 믿고 있다. 

한 마디로 끽비어는 맥주실험실과도 같다. 그런 특징을 반영하듯 양조장의 이름도 ‘끽’이다.

 ‘끽’은 한자로 ‘마신다’는 뜻도 있지만, 영어 ‘끽(geek)’은 한 영역에 특별히 열정을 가지 사람을 뜻한다. 

바로 끽비어 팀이 지닌 최고의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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