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 앱 중심 통합…플랫폼 경쟁력↑
“빅테크에 없는 금융 데이터로 승부”

하나카드가 지난달 25일 하나카드 앱을 원큐(1Q)페이 애플리케이션과 통합·리뉴얼하는 등 하나카드 앱을 종합금융플랫폼으로 개편했다.(사진=하나카드)
결제용 '원큐(1Q)페이' 기능이 탑재된 하나카드 통합앱 구동 화면.(사진=하나카드)

카드사들이 금융그룹의 ‘원앱 전략’에 중추 역할을 해내고 있다. 간편결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에 대응하기 위해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한 카드사들이 전면에 나섰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지난달 25일 결제 기능을 담당한 원큐(1Q)페이 애플리케이션과 하나카드 앱을 통합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7월부터 하나카드의 1Q페이를 중심으로 새로운 플랫폼 환경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리뉴얼 프로젝트를 통해 개편된 하나카드 앱은 간편결제·송금·마이데이터·하나머니 기능과 생활·해외·VIP 서비스 등 특화된 모바일 서비스까지 담아낸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발돋움했다.

KB국민카드 또한 KB국민금융 그룹의 자원과 역량을 적극 활용해 KB페이를 그룹 내 핵심 중추 역할로 확장할 계획이다.

앞서 국민카드는 그룹 내 여러 플랫폼을 일원화하는 ‘통합 KB페이’ 프로젝트에 나섰다. 카드 앱 KB국민카드, 간편결제 앱 KB페이, 마이데이터 서비스 앱 리브메이트 등 3개 서비스를 연동하고 통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선불결제 서비스 ‘KB페이 머니’ 등의 서비스를 출시하며 결제 수단을 확대하고 편의 서비스 등을 강화했다. 계좌나 포인트리, 상품권포인트 등으로 충전해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로, 빅테크의 선불결제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신한카드도 지난해 하반기 기존 간편결제 플랫폼 ‘신한페이판’을 ‘신한플레이’로 확대 개편했다. 단순 결제 앱에서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확장해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운세 서비스, NFT(대체불가토큰) 서비스 등 비금융 콘텐츠를 제공하며 얻은 고객 데이터를 카드 빅데이터와 결합해 맞춤형 고객 데이터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금융지주사들이 카드사들을 중심으로 페이 앱을 통합·개편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거대한 공룡’ 빅테크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비바리퍼블리카) 3개사의 지난해 결제금은 63조6702억원으로 전년 42조7824억원 대비 48.8%(20조8878억원) 급증했다.

지난해 선불결제와 후불결제를 중심으로 급성장한 빅테크의 기세에 카드사들이 위기감을 느끼자 대형 플랫폼의 필요성을 절감, 원앱 전략으로 대응한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빅테크와의 플랫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앱 트래픽 수를 늘리는 데 효과적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내세워야 한다”라며 “결제 서비스는 쇼핑, 게임 등 생활금융과 전반적으로 연관성이 높아 플랫폼의 트래픽 수를 늘리기에 용이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간편결제 사업에 있어 신규고객 유입보다는 기존 고객에게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의도가 더 크다”며 “빅테크에는 없는 전문 금융 데이터에서 해답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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