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양조장’ 선정 이후 첫 사업, 타 지역 술 소개
시장 결합한 전국 유일의 양조장, 롤모델로 뿌리 내려

오산양조에서 진행한 ‘플레이술라운드’ 프로그램 첫 순서는 안동의 진맥소주였다. 밀과 메밀 농사를 하면서 밀소주를 내리고 있는 박성호 이사가 자신의 귀농기와 진맥소주를 소개하고 있다. 오산양조에선 올 11월까지 전국의 주요한 양조장 대표를 초대해 같은 성격의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오산양조에서 진행한 ‘플레이술라운드’ 프로그램 첫 순서는 안동의 진맥소주였다. 밀과 메밀 농사를 하면서 밀소주를 내리고 있는 박성호 이사가 자신의 귀농기와 진맥소주를 소개하고 있다. 오산양조에선 올 11월까지 전국의 주요한 양조장 대표를 초대해 같은 성격의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상권에서 시장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시장 사람들은 자연스레 더 많은 사람이 모였으면 한다. 

지자체 공무원들도 마찬가지 심정이다. 재래시장이 더 활성화돼서 지역 상권이 유지되길 바라고 더 많은 관광객이 모여들길 원한다. 

그런 이유로 전국의 공무원들이 찾아가는 술도가가 하나 있다. 

시장에 자리하고 있고, 술도가 앞에는 작은 공연이 가능한 광장도 있으며, 지역의 커뮤니티센터까지 갖추고 있다. ‘적재적소’에 원하는 콘텐츠가 제대로 모여 있는 곳이다. 

올해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오산양조(대표 김유훈)가 그 주인공이다. 

오산 오색시장 초입에 붉은색 벽돌로 된 단층 건물 3동을 신축해서 양조장과 교육장 및 체험공간을 마련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막걸리와 소주를 생산하면서 가양주 빚기를 원하는 지역민들에겐 양조교육까지 하는 곳이다. 

김 대표가 이곳에 양조장을 차린 것은 6년 전인 2016년의 일이다. 오산 토박이인 김 대표는 사람들이 모이는 재래시장이 끊어지면서 시장이 더 커지지 못하고 위축되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그래서 끊어진 시장을 잇고 싶었고, 게다가 인구수 20만명이 넘는 오산시에 시를 대표하는 양조장 하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막걸리학교와 가양주연구소 등에서 양조를 배운 오서윤 기술이사와 뜻을 맞춰 양조장 건물부터 하나씩 만들기 시작한다. 

이와 함께 지역의 이름을 넣은 ‘오산막걸리’와 ‘독산(소주)’을 차례로 발표하면서 양조장의 인지도를 높여나갔다. 

최근에는 ‘하얀까마귀’라는 이름의 막걸리를 개발하면서 지역에서도 인지도를 크게 높인 것으로 보인다. 

까마귀가 오산의 시조인데다, ‘까만’을 ‘하얀’으로 역발상해서 붙인 이름이 사람들에게 더 정감있게 다가간 결과라고 한다.

이처럼 지역에서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성장하던 오산양조가 지난달 농림축산부로부터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것이다. 

그리고 첫 사업으로 오산양조는 전국의 유명 술도가의 양조인들을 초대해서 그 양조장의 술을 시음하면서 스토리를 듣는 ‘플레이술라운드’라는 이름의 행사를 지난 주말에 가졌다. 

올해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오산양조의 전경이다. 우측 건물이 양조장이며 왼쪽 건물은 교육장 및 체험시설로 구조를 변경할 예정이다. 오색시장 입구에 자리해 시장과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 몇 안되는 술도가이다.
올해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오산양조의 전경이다. 우측 건물이 양조장이며 왼쪽 건물은 교육장 및 체험시설로 구조를 변경할 예정이다. 오색시장 입구에 자리해 시장과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 몇 안되는 술도가이다.

첫 번째 초청 술도가는 경북 안동의 진맥소주. 

안동에서 봉화 청량산으로 넘어가는 낙동강 변에 자리한 맹개마을에서 밀과 메밀을 친환경으로 농사지으며, 밀소주를 생산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양조를 책임지고 있는 박성호 이사가 직접 오산에 와서 17년 동안의 귀농기와 자신이 빚은 밀소주 양조에 관한 이야기를 설명하고 마지막에는 세종류의 진맥소주를 맛보면서 참가자들과 함께 시음평을 나눴다. 

특히 자주 만날 수 있는 쌀소주와 밀소주의 특징을 설명하면서 우리 증류소주의 가능성과 크래프트 양조의 특징 등을 양조에 관심을 가진 참가자들에게 설명했다. 

한편 진맥소주는 샌프란시스코와 런던 등에서 열린 세계적인 술품평회에서 연속해서 금상을 수상할 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양조장이다. 

오산양조는 ‘플레이술라운드’라는 행사를 통해 오는 11월까지 매달 한차례 전국의 양조장들을 초청해 해당 지역의 술을 설명하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나누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다음 달 초청 양조장은 경기도 과천의 ‘과천도가’이며 문경의 ‘두술도가’, 용인의 제이앤제이브루어리 등도 예정돼 있다.

이처럼 한 양조장에서 다른 양조장의 대표를 초대해서 술을 소개하는 일은 그동안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전통주갤러리’와 같은 공적인 기관에서 여러 양조장을 초대해서 술을 설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개별 양조장에서 다른 양조장을 소개하는 문화는 그동안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벽을 허물고 전국의 주요한 술들을 소개하는 행사를 오산양조에서 시작한 것이다.  

오산양조는 특히 전국에 있는 46개의 찾아가는 양조장 중 수도권에 위치하면서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좋은 곳에 양조장이 자리하고 있다. 

어쩌면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의 새로운 모델을 오산양조가 보여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리고 민간영역에서의 양조장 간의 교류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누고 보태면 우리 술 시장은 더욱 커지리라는 것을 이제는 더 많은 양조장이 알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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