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브루잉 김태경 대표, 막걸리 시장에 출사표
수제맥주 노하우 접목, '마크홀리 오리지널6.0' 발표

서울 성수동에 또하나의 막걸리가 등장했다. 수제맥주를 만들던 ‘어메이징브루잉’에서 맥주효모로 발효시킨 새로운 방식의 막걸리를 만든 것이다. 사진은 어메이징의 김태경 대표가 양조장에서 ‘마크홀리 오리지널 6.0’을 설명하는 모습이다.
서울 성수동에 또하나의 막걸리가 등장했다. 수제맥주를 만들던 ‘어메이징브루잉’에서 맥주효모로 발효시킨 새로운 방식의 막걸리를 만든 것이다. 사진은 어메이징의 김태경 대표가 양조장에서 ‘마크홀리 오리지널 6.0’을 설명하는 모습이다.

에일 효모를 넣어 발효시킨 막걸리가 등장했다. 술 이름은 ‘마크 홀리’다. 

맥주 양조사 출신의 미국인 젊은이가 막걸리 맛에 반해 우리 술을 빚었다는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태어난 가상의 캐릭터다. 

이 캐릭터를 술 이름으로 사용했다. 그것도 맥주를 만드는 수제맥주 양조장에서 만들었다. 전통의 시각에서 보면 새로운 형태의 막걸리가 탄생한 것이다. 

이달 들어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마크 홀리 오리지널 6.0’을 취재하기 위해 5월 초 어메이징브루잉의 김태경 대표를 찾았다. 

서울 성수동에 있는 브루펍 인근에 ‘홀리워터’라는 이름의 깔끔한 시설을 갖춘 양조장을 차린 김 대표는 세 사람의 양조사와 마케터와 함께 우리 술 막걸리를 빚고 있었다. 

이로써 김태경 대표는 손으로 빚는 ‘크래프트’의 영역에서 맥주와 막걸리를 동시에 빚는 양조인의 길을 걷게 되었다. 

또한 맥주효모로 발효시킨 최초의 막걸리를 생산하면서 새로운 막걸리 스타일의 개척자가 되었다.

김 대표가 막걸리 생산을 생각한 것은 지난 2020년 가을쯤. 코로나19로 수제맥주 업계가 모두 힘들어할 때 그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섰다. 

온라인 시장에서의 가능성이었다. 농업인이 참여해 우리 농산물로 술을 빚는 경우 지역특산주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데, 이 면허를 받으면 온라인 시장에서 판매가 가능해진다. 

김 대표는 점점 비대면 소비가 늘어가는 시장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막걸리 시장을 노크하기로 한다. 

우선 그는 같은 해 9월부터 우리술 교육기관인 ‘한국가양주연구소’에 등록하고 막걸리를 배우기 시작한다. 

9개월간 여러 단계의 양조 교육을 받은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양조장을 설립한다. 

백곰막걸리의 김현수 씨와 가양주연구소에서 만난 석창호 씨를 양조사로, 그리고 네이버의 전통주 MD였던 황재원 씨를 마케터로 스카우트해서 진용을 갖추고 본격적인 막걸리 양조에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맥주를 먼저 시작한 김 대표에게 막걸리 업계는 낯설기만 했다. 

교육시스템과 지원 및 인력채용 등에서 우리 술 업계가 분명 장점이 있었고, 심지어 지역특산주 면허의 경우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는 강력한 메리트가 있었지만, 맥주와 달리 스타일에 따른 표준이 정해져 있지 않은 우리 술의 환경에는 다소 놀랐다고 말한다.

스타일의 표준은 제조법과 맛에 대한 기준을 의미한다. 

범주별 특징이 정해져 있으면 술에 대한 접근법과 분류가 편해진다. 그런데 우리 술에선 이 같은 접근이 없었다. 김 대표의 문제 제기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새로운 시선에서의 접근이었다. 

새로운 막걸리 양조장 ‘홀리워터’에서 최근 발표한 ‘마크홀리 오리지널 6.0’은 멜론과 참외향을 기본으로 가지고 있으며 단맛과 약간의 부드러운 산미가 특징이다. 이 술에 잘 어울리는 안주는 살라미나 하몽, 브뤼 치즈 및 피자 등이라고 김태경 대표는 말한다.
새로운 막걸리 양조장 ‘홀리워터’에서 최근 발표한 ‘마크홀리 오리지널 6.0’은 멜론과 참외향을 기본으로 가지고 있으며 단맛과 약간의 부드러운 산미가 특징이다. 이 술에 잘 어울리는 안주는 살라미나 하몽, 브뤼 치즈 및 피자 등이라고 김태경 대표는 말한다.

맥주효모도 이러한 고민에서 나온 것이었고, ‘마크 홀리’라는 가상의 캐릭터도 같은 배경에서 만들어졌다. 

전통에서 출발하지 않았으니, 새로운 배경과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접근하는 것이 좀 더 설득력이 있으리라 판단한 것이다. 

어메이징브루잉에서 그동안 만들었던 맥주가 100여 종이 넘는다. 여기서 체득한 다양한 효모의 능력을 막걸리에 결합한 것이다. 

그동안 빚은 시범 양조의 횟수는 총 96번. 이 막걸리를 빚으면서 25종의 맥주효모를 테스트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선택한 효모는 프렌치 세종 효모다. 

참외와 멜론 향이 나고, 가벼운 산미까지 담아낼 수 있어서 양조팀 모두 만족하는 술맛을 냈던 것이다. 

어울리는 안주도 고정관념을 벗어던졌다. 김 대표는 ‘마크 홀리’를 나초와 칠리소스 조합 내지는 매운맛의 피자와 자주 즐긴다고 말한다. 

하몽과 살라미처럼 짠맛의 단백질하고도 궁합이 좋다고 한다. ‘단짠’의 맛조합이니 적절한 설명인 듯하다. 

이 같은 페어링을 추천한 것은 ‘마크 홀리’라는 가상의 캐릭터가 외국인이라는 점, 그리고 요즘 젊은 소비층이 선호하는 음식에 맞췄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한 ‘마크 홀리’는 알코올 도수 6도의 막걸리다. 

‘홀리워터’가 계획하는 막걸리는 발효제인 효모를 바꿔가며 다채로운 캐릭터의 순곡주를 생산하는 데 맞춰져 있다. 

이와 함께 ‘마크 홀리 오리지널 6.0’의 원주도 상품화할 생각이다. 

김태경 대표의 ‘홀리워터’가 내놓을 술들은 분명 우리 술 산업에서 처음 보는 유형의 술들일 것이다. 

가수 박재범의 ‘원소주’와 프랜차이즈 업계의 대부 백종원 씨의 ‘백걸리’ 등 자체적인 마케팅 능력을 갖춘 술들이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신제품을 출시한 홀리워터의 행보는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줄 것이라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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