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경제와 금융에 바란다’

[편집자주] 대한금융신문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변화와 성장 가능성을 금융권 전문가 및 퇴직금융인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정권 교체에 성공한 윤 정부가 보완해야 하는 경제, 금융에 관한 이야기와 변화가 필요한 정책에 대해 짚어보고 대안을 제시한다. 

[정해원 칼럼] 우리나라는 전후(戰後) 1, 2차 베이비부머 시기를 거치면서 인구가 증가하다가 2010년대 후반부터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오는 2024년부터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령사회’란 일반적으로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경우를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큰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와 빈익빈 부익부

다가오는 초고령사회에서 우리나라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고령사회의 주축이 될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특징을 이전 세대와 비교해보면 높은 학력과 경제력을 갖춘 세대라는 점이다.

이 같은 고령화 추세에 발맞추어 요즘은 의·식·주뿐만 아니라 요양, 레저 등 여러 산업에서 실버산업에 초점을 맞춰 시스템이 변화되고 있음을 피부로 실감할 수 있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금융산업도 늘어난 노령인구에 대비한 실버금융에 초점을 맞춰 금융시스템과 환경을 변화시키고 대안 상품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과거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중산층이 붕괴되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되는 방향으로 사회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생활고에 따른 빈곤층과 노인층의 자살률도 급격하게 늘어난 상황이다. 국가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정책 수립과 실행이 요원한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최근 2년여 코로나라는 불청객과 싸우면서 일반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지는 현실이다.

국가 및 사회가 건전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체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산층의 확충과 재정자립도가 우선시되고 아울러 서민층의 보편적 복지를 통해 국민 전체가 골고루 잘 사는 사회가 돼야 할 것이다.

금융권 점포망 축소에 따른 대비책 세워야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비대면 금융거래가 가속화되면서 비대면 금융거래 비중이 95%를 상회하는 상황이다. 금융기관들은 공공성을 중시하기보다는 영리기업의 속성을 반영해 고정비용을 축소하고 이윤증대를 위해 점포와 직원 수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령층이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이다. 

고령층의 금융 니즈와 이용 불편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 점포망의 축소에 대한 대안으로 금융퇴직자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일정 자격이 있는 금융기관 퇴직자들을 선발해 금융기관 공동으로 주기적인 재교육을 통해 구청, 동사무소, 복지회관 등에 배치시켜 금융소외계층(영세 상공인, 노년층, 다문화가정, 청소년 가장, 장애인)을 위해 상담시키고 정부에서 일정 수준의 급여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이에 참고할만한 것으로 특정 요일에 구청 등에 상주하는 변호사나 세무사, 법무사를 통해 무료로 상담받게 해 주는 제도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거동이 가능한 사람은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찾아오게 하고, 거동이 불편한 사람은 전화나 가정방문을 통해 금융전문가가 금융 관련 상담을 진행하도록 한다.

실버금융 대안 상품을 도입해야 

그동안 개인연금, 기업연금(퇴직연금), 국민연금, 주택연금으로 대변하는 노후보장 4종 세트가 회자돼 왔는데, 최근에는 노후 일자리까지 5종 세트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개인연금은 낮은 수익률로 인해 그 매력이 크게 떨어지고, 국민연금은 재원 고갈을 이유로 소득대체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노인 일자리도 양질의 일자리가 많지 않아 노후보장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커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노후보장 5종 세트는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어 실버금융을 통한 재테크가 절실한 상황이다. 정부 당국 및 금융권은 고령 및 노령사회의 흐름에 발맞춰 실버금융에 대한 시스템을 조속히 갖출 필요가 있다. 

제도권 금융기관들은 부유층에만 제공하는 금융상품들을 대중화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되레 부채질하고 있다. 따라서 저금리에 지친 국민이 사기 사이트에 현혹되는 일이 없이 안전하게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중수익 실버금융 대안 상품개발에 적극 힘을 써야 할 것이다.

가까이 다가오는 초고령사회에서 소비자금융의 핵심은 높은 학력과 경제력이 뒷받침된 베이비부머 세대라 할 수 있다. 100세 시대의 실버금융시스템을 위해 정부와 금융권은 장기 로드맵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실천을 서둘러 주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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