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장기신상품개발파트 이경하 차장 인터뷰

(사진=KB손해보험)
(사진=KB손해보험)

#A군은 6살 때부터 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했다. 수차례 표적항암치료를 진행했지만 암이 세 번이나 재발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가족들은 주치의로부터 환자 맞춤형 카티(CAR-T)치료제 킴리아가 유일한 희망이라는 말을 듣고 포기하지 않았지만, 막대한 비용에 치료가 어려웠다.

치료가 지연되면서 결국 지난해 6월 A군은 13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이후 A군의 어머니는 킴리아의 건강보험 적용을 위해 A군의 사연을 알리고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올해 4월에야 A군이 기다렸던 치료제 킴리아의 건강보험 적용이 시작됐다.

"혈액암 치료를 받지 못하고 하늘로 떠난 A군의 사례를 계기로 신담보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치료 기간과 일상생활에서 환자분들이 기댈 수 있는 보험이 되고 싶습니다."

KB손해보험 장기신상품개발파트 이경하 차장<사진>은 혈액암 치료제 카티 관련 담보를 신설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KB손보는 지난 5월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카티 항암약물 치료비 특약을 탑재한 'KB암보험과 건강하게 사는 이야기' 상품을 출시했다.

카티는 유형의 암이 아닌 백혈병 등 혈액암 치료에 활용되는 치료제다. 일괄 생산되는 타 약물과 달리 환자 본인의 면역세포를 채집·개량해 다시 주입하는 맞춤형 치료 과정을 거치기에 비용이 높게 책정된다. 환자가 보험 없이 카티 치료를 받을 경우 치료비가 약 4억6000만원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이 차장은 "카티 치료가 건강보험 급여화되면서 환자의 부담금이 낮아지긴 했지만 말기암 환자에게만 적용되고, 완치율은 약 60% 정도인데 최초 1회에 한해서만 보장한다는 한계가 있다"며 "2차, 3차 치료 시 비급여로 치료받아야 하기에 연간 1회에 한해 계속 보장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카티 치료제는 우리나라에 허가돼 판매된 지 약 1년 정도 된 신의료기술이다. KB손보는 새로운 치료 기술에 비해 보험이 뒤처지면 보장 사각지대가 생긴다고 판단, 약 8개월의 기간에 걸쳐 상품을 개발했다.

손보업계 내 반응도 뜨겁다. 이 차장은 "상품 출시 이후 타 보험사로부터 굉장히 많은 문의가 있었다"며 "판매량은 5월 출시 이후 약 6000건가량"이라고 말했다.

KB손보는 카티 치료제 특약을 이번에 출시된 암보험 이외 다른 상품에도 탑재해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저렴한 금액에 가입할 수 있어 부담도 낮다는 설명이다.

이 차장은 "현재 상품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현장 의견을 수용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의료기술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차장은 KB손보가 진단비 위주의 암보험이 아닌 치료비 중심의 보장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진담비 담보는 치료기간 동안의 소득상실에 대한 위험을 보장하는 목적이지만, KB손보는 치료기간 중 발생하는 비용을 보장할 수 있도록 상품을 구성했다.

그는 "실제 가입자가 받는 치료의 성격과 비용을 고려해 치료당 1회, 연간 1회 등 보험금을 지속적으로 지급하는 담보로 개발하고 있다"며 "KB손보는 암 진단부터 완치까지 모든 여정에서 환자가 경제적 부담을 덜고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존 상품과 차별된 보장 영역을 연구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목표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품들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진혁 기자 pj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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