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4만명 이상 전시장 방문, MZ세대가 70~80%
우리 술 양조장, 지난해보다 두 배 넘게 매출도 올려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삼성역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주류박람회’는 행사 주최 측의 예상을 뛰어넘는 4만명이 참가할 만큼 성황리에 마쳤다. 우리 술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확인한 행사이기도 하다.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삼성역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주류박람회’는 행사 주최 측의 예상을 뛰어넘는 4만명이 참가할 만큼 성황리에 마쳤다. 우리 술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확인한 행사이기도 하다.

주최 측도 예상하지 못했다. 참가한 술도가 대표들도 밀려 들어오는 방문객에 놀라기는 매한가지였다.

새로운 술을 시음하기 위해 서울 삼성동의 코엑스를 찾은 방문객들도 끊이지 않고 밀려드는 사람들에 놀라워해야 했다. 지난 6월30일부터 7월2일까지 열렸던 ‘서울국제주류박람회’ 이야기다.

주최 측은 4만명 이상이 행사장을 찾았다고 추산하고 있다. 사전 예약을 통해 접수된 사람은 약 3만명 정도. 여기에 행사 사흘간 1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현장에서 등록하고 행사장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코로나 펜데믹이 풀려서였을 것이다. 일정 지역을 시음존으로 지정하고 진행했던 지난해 행사와는 하늘과 땅의 차이다.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코로나 이전처럼 사람들은 행사장을 찾았다. 외려 숫자는 더 많아졌다.

이번 서울국제주류박람회의 특징을 꼽으면 단연코 우리 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 증가와 젊은 계층의 압도적인 참여율이라고 할 수 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전체 부스는 약 380개 정도. 그중에 40% 정도가 전통주와 국산 와인 양조장들의 부스였다고 한다.

나머지 60%는 외국 와인과 맥주, 기타 주류 그리고 식품업체의 부스였다. 그런데 내방객은 물론 전통주 및 국산 와이너리 관계자들은 행사장의 절반 이상이 국산 주류를 소개하고 있었다고 느낄 만큼 국산 농산물로 빚은 술에 관한 관심은 뜨거웠다.

‘소확행’을 원하는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술을 찾아 적극적으로 시음에 참가한다. 사진은 박람회장의 우리술 부스(씨막걸리)에서 시음을 위해 줄을 선 모습이다.
‘소확행’을 원하는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술을 찾아 적극적으로 시음에 참가한다. 사진은 박람회장의 우리술 부스(씨막걸리)에서 시음을 위해 줄을 선 모습이다.

이와 함께 행사장을 가득 메운 방문객의 80%가 20~30대 청년이었다는 점이다. 길게 줄을 서서 시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 고객들이며, 단순히 술을 시음하기보다는 술에 대한 설명에도 귀를 기울이며 자신에게 맞는 술을 찾는 모습이 많았다.

이러한 모습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류박람회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중장년층 고객들의 태도와도 크게 대별된다고 한다.

또한 젊은 소비자들의 시음 태도도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달라진 점은 자신이 알고 있는 우리 술과 비교하며 시음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경기도농업기술원의 이대형 박사는 “예전에는 호기심으로 우리 술을 마셨다면, 이제는 자신들이 경험한 만큼 우리 술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서 다른 술과의 차이를 찾아내며 맛을 보는 젊은 고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한다.

게다가 자신이 마시는 술에 자존감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도 특이사항이다. 예산사과와인의 정제민 대표는 이 같은 모습을 “원료가 분명하고 스토리가 있는 술을 젊은 층이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젊은 층은 자신들의 소통 도구인 SNS를 통해 보다 빠르게 정보를 얻어 주류박람회 행사장에서 해당 상품을 빠르게 찾아 시음하거나 구매를 한다는 것이다. 즉 어느 계층보다도 우리 술에 대한 학습 능력이 뛰어나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런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행사장에 반영한 곳도 있었다. 행사장 중앙에 16곳의 부스를 ‘영동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로 배치한 영동군의 부스다.

핑크와 보라색 색감으로 디자인된 영동군 부스는 영동와인연구소의 사무국장을 겸한 오드린 와이너리의 박천명 대표와 주최 측의 합작품이다. 박 대표는 최근 우리 술 시장의 주요한 고객으로 자리 잡고 있는 20~30대 MZ세대의 시선을 잡을 수 있는 부스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걸맞는 디자인을 했고 그것이 영동 와인 부스에 더 많은 젊은 고객들을 부를 수 있는 요소가 됐다고 말한다. 특히 이번 행사를 통해 국산 와인의 가능성까지 확인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충북 영동군처럼 지자체 차원에서 부스를 마련해서 행사를 준비한 곳이 한 곳 더 있다.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이다. 총 18개의 부스를 마련해 그중 절반은 경기도의 우수 양조장들을 초대해서 배치했다.

또한 일정 금액 이상의 구매자들에게 전통주 전용잔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해 도내 지역 양조장의 판촉에도 기여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번 박람회가 우리 술 업계에 굵직한 질문을 던진 듯하다. 젊은 소비자들의 질문에 우리 술을 빚는 생산자들이 끊임없는 혁신을 통한 신상품 개발에 전력 질주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또 지금부터라도 양조장의 규모를 늘리는 일에 관심을 가야야 할 때다. 물론 모든 술도가에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생산량이 적어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는 양조장들이 늘고 있어 보탠 이야기다.

대한금융신문 김승호 편집위원 skylink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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