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수요 증가, 집단대출 활성화 영향
제2금융권도 저축은행 중심으로 증가세

은행권 가계대출이 석 달째 늘고 있다.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조정의 영향으로 신용대출은 감소했으나, 전세자금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6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8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3000억원 늘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2000억원)과 올해 1월(-5000억원), 2월(-2000억원), 3월(-1조원) 4개월 연속 뒷걸음치다가 4월(+1조2000억원) 반등한 뒤 5월(+4000억원)에 이어 석 달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다만 증가 폭은 5월보다 1000억원 줄었다.

가계대출 증감을 종류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은 증가세가 확대됐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감소폭이 늘었다.

지난달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은 789조1000억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1조4000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9000억원은 전세자금대출이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만1000호로 전달보다 3000호 줄었고, 전세거래량은 4만3000호로 전달보다 5000호 줄었다.

지난달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은 1조2000억원 줄면서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전달 5000억원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커졌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금리 상승 등의 영향이다. 6월 기준으로는 지난 2004년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가장 큰 폭 감소했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전세대출, 집단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 취급이 늘어나면서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이 증가했다”며 “기타대출(신용대출)의 경우 대출금리 상승과 최근 자산 가격 조정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달 7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담대는 2조8000억원 늘었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조1000억원 급감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저축은행(4000억원)·상호금융(2000억원)·보험(1000억원)업권을 중심으로 4000억원 늘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2015년 통계집계 이래 반기기준으로 처음 감소하는 등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금리상승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차주의 부담과 금융회사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는 만큼,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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