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자회사 투자·부수 업무 벽 낮출 것"
여전사, 마이데이터·CB 등 신사업 역량 강화

금융당국이 최근 금산분리를 비롯해 전통적인 금융규제에 빗장 풀기를 본격화하자 신사업 확대에 대한 2금융권의 기대가 크게 고조되고 있다. CB·보험대리업 등 새로운 먹거리를 고대해왔던 여전 업계는 이번 규제 완화로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선제적 금산분리·전업주의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카드사,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사들(이하 여전사)의 비금융 진출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IT·블록체인 기업 등 비금융사를 인수하는 것에 대한 제도적 기틀과 비금융 데이터 서비스의 활성화 기회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19일 금융위는 ‘제1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통해 4대 분야, 9개 주요 과제, 36개 세부과제를 담은 ‘디지털화, 빅블러 시대에 대응한 금융규제혁신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특히 이날 금융위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결합을 제한하는 금산분리·전업주의 규제 개선을 우선으로 손 본다는 계획을 밝혔다. 즉 2금융권의 신사업 진출을 가로막았던 규제를 완화한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대표적 금산분리 규제 중 하나인 자회사 투자 제한 규제를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부수 업무에 대한 벽도 낮춘다고 약속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 안정을 위한 기본 틀은 유지하되 IT와 플랫폼 관련 영업과 신기술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업무 범위와 자회사 투자 제한을 개선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카드사들은 주로 IT 스타트업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쟁력 있는 창업 기업을 인수해 신용평가(CB, Credit Bureau)업 등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의지다. 카드 업계는 금융권 통틀어 결제와 관련된 데이터를 가장 많이 쌓아놓고 있는 만큼 해당 분야에 대해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재 신한·KB국민·BC 등 카드사는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CB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다만 신용조회업을 겸업할 수 없기 때문에 금융위의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기간과 범위 등을 제한받고 있다. 

이에 대해 여전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공정한 경쟁이 돼야 하니깐 빅테크 등 다른 업권은 해도 되는데 여전사는 못 하는 것들은 풀어주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스타트업에 투자해서 활성화할 수 있다면 업계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금융위가 데이터 활용 규제도 손볼 예정인 만큼 카드 업계가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플랫폼 사업자로서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간은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라이선스를 취득한 회사여도 고객의 데이터를 사업에 활용하는데 일부 제약이 있었다. 

캐피탈사도 금산분리 규제 완화로 그간 기대했던 통신판매업, 보험대리점(GA)업 등에 대한 진출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GA는 현재 국회 승인 절차 없이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만 하면 되는 상태다.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는 보험 판매를 하고 있는데 캐피탈사는 안 되고 있어서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예전부터 있었다”며 “만약 금산분리가 완화된다면 캐피탈업계도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는 방안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김슬기 기자 seulgi114441@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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