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재질로 가구·악기·목판용으로 주사용
모양새 닮은 오동나무와 생물학적 근연성 없어

개오동나무는 중국이 원산지이다.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주로 자란다. 오동나무 만큼 쓰임새가 많아 가구는 물론 악기 제작에도 쓰였다. 사진은 경북 청송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401호로 지정된 400년된 개오동나무다.
개오동나무는 중국이 원산지이다.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주로 자란다. 오동나무 만큼 쓰임새가 많아 가구는 물론 악기 제작에도 쓰였다. 사진은 경북 청송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401호로 지정된 400년된 개오동나무다.

오동나무와 모양새는 비슷하지만, 오동나무가 아니어서 게다가 볼품까지 부족해서 ‘개’라는 접두어가 붙은 나무가 있다.

‘개오동나무’다. 이름이 비슷하면 생물학적 근연성을 생각하게 되는데 두 나무는 과가 다를 만큼 유연관계가 멀다. 오동나무는 현삼과이고 개오동나무는 지금 제철을 맞은 능소화과다.

이렇게 과가 다른 데도 모양이 닮은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나무의 수형이나 널찍한 이파리까지 두 나무는 친척 나무라고 해야 할 정도로 유사하다.

다만 개오동나무가 오동나무보다 재질이 단단하고 판자를 만들면 무늬가 좀 더 아름답다고 한다. 그리고 습기를 잘 견뎌내 가구나 악기를 만드는데 더 좋다고 할 뿐이다.

그런데 개오동나무와 닮은 또 하나의 나무가 있다. 피는 꽃이 아름다워 접두어로 꽃이 더 붙은 꽃개오동 나무다. 둘의 차이는 꽃의 색깔 정도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꽃개오동은 거의 흰색의 꽃이 피고 잎끝이 갈라지지 않는다. 그런데 개오동은 연한 노란빛이 도는 황백색 꽃이 핀다. 그리고 잎끝이 3~5개 정도 갈라진다.

두 나무의 차이는 또 하나 있다. 한반도에 나무가 유입된 시기다. 개오동나무는 중국이 원산이다. 그래서 오래전에 이 땅에 들어왔으나 꽃개오동은 20세기 초에 들어왔다. 꽃개오동을 들고 들어온 사람은 평북 선천에 있던 미국 선교사다.

1905년의 일인데, 이 나무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 산 까닭인지 일제강점기인 1914년엔 미국에서 직접 씨앗을 드려 와 서울 홍릉에 있는 임업시험장에서 양묘해서 전국에 3만 그루가량을 심었다고 한다.

물론 그럴만한 이유는 있었다. 당시 꽃개오동을 식재하면서 일제가 홍보한 내용을 살펴보면 그 목적인 분명하게 보인다.

당시 신문과 잡지에 꽃개오동을 크게 선전했는데, 황금수(黃金樹) 또는 영목(靈木) 등의 별칭으로 부르면서 이 나무를 심으면 10년 뒤에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소개한 것이다.

실제 이 나무는 철도용 침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나무다. 당시 일제는 한반도의 수탈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철도 부설에 나선 상황이니 사람들은 이런 홍보에 현혹됐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심은 꽃개오동은 하늘소와 바람의 피해를 봐 식재의 성과를 거의 얻지 못하고 말았단다. 당시 심은 꽃개오동 몇 그루가 경복궁에 심겨 있다.

꽃개오동은 빨리 자라고 목재가 단단하다. 이런 나무의 특성 탓에 미국에서는 철도의 침목으로 이 나무를 많이 사용했다. 게다가 잘 썩지 않아서 쓰임새가 많았다고 한다.

개오동나무의 열매는 길게 늘어뜨리는 형태로 맺힌다. 주로 이뇨제 및 신장염 등의 중상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겨울에도 열매가 매달려 있어 추운 계절에도 개오동나무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개오동나무의 열매는 길게 늘어뜨리는 형태로 맺힌다. 주로 이뇨제 및 신장염 등의 중상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겨울에도 열매가 매달려 있어 추운 계절에도 개오동나무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한편 이 나무의 특징인 길게 늘어뜨려진 열매는 이뇨제 및 신장염, 복막염, 요독증 등의 증상에 특효가 있었다. 지금도 관련 의약품의 원료로 이 성분이 들어가고 있다.

개오동나무의 열매는 모양새가 매우 독특한 편이다. 보통은 자라면서 굵어지겠지만 이 나무는 땅을 만날 기세로 길어지기만 했다. 겨울에 나뭇잎이 다 떨어져도 이 나무의 열매는 가지에 붙어 있어 겨울에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나무이기도 하다.

중국이 원산지인 개오동나무는 목재가 가볍고 연하지만 오동나무와 비슷하다고 한다. 그래서 비파와 같은 악기나 가구를 만드는 데도 썼으며 목판을 새길 때도 사용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개오동나무는 경북 청송 홍원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401호 나무다. 둘레가 두 아름쯤 되는 나무 세 그루가 마을 앞에서 나란히 자라고 있는데 추정 연령은 400년 정도이다.

개오동나무의 쓰임새나 당대 사람들의 선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은 《장자》에 기록돼 있다. 〈인간세〉 편에 중국 송나라의 형씨 마을이라는 곳이 있는데 개오동나무와 잣나무 뽕나무가 자라기에 적합하다며 이들 나무가 크게 성장할 때마다 쓰임새에 따라 벌채가 된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재능이 있으므로 벌채라는 재난을 당한다는 의미에서 이 나무들이 소개된 것이다.

대한금융신문 김승호 편집위원 skylink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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