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악화에도 당기순익 전년 동기比 5%↑
소비심리 회복돼 신판업 취급 늘어난 덕분

카드사 상반기 당기순이익 추이
카드사 상반기 당기순이익 추이

대출 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시장 전망이 지속 악화한 가운데, 카드사들의 올 상반기 성적이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BC카드사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의 당기순이익 총액은 1조5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롯데카드가 가장 큰 상승폭(31.1%)을 보였다. 해당 기간 1286억원에서 1686억원으로 400억원의 순익 확대를 기록했다. 이번 실적으로 당기순익 기준 현대카드를 제치고 업계 5위에서 4위로 부상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로카 시리즈 누적 발급 200만장 유치 등 전략상품 중심으로 이용회원수, 이용률 등 효율이 개선돼 신용판매업 수익성이 강화됐다"며 "리스크 관리 강화 전략에 기반한 자산건전성 개선, 금융사업 확대를 통한 수익 확대 및 로카 모빌리티 등 연결대상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에 이어 △삼성카드 12.3% △우리카드 10.5% △신한카드 10.0% △KB국민카드 1.8% 순으로 집계됐다.

삼성카드 측은 거리두기 완화 등 소비심리가 회복되며 회원수와 인당 카드 이용금액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고 봤다. 올 상반기 삼성카드의 카드사업 취급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67조3964억원 대비 17% 증가한 79조738억원이다.

4000억원대라는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신한카드의 경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를 봤다. 할부금융·리스, 장기렌탈, 신금융상품 확대 등 비(非)카드 부문 영업수익 비중이 늘어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 당기순이익은 1206억원에서 1333억원으로 10.5% 늘었고, KB국민카드는 2378억원에서 2421억원으로 1.8% 확대했다.

상반기 KB국민카드 영업수익은 같은 기간 6.4% 증가한 2조2807억원을 기록했지만, 대손충당금이 전년 동기 대비 21.1% 늘어난 영향을 받아 당기순익 소폭 증가에 그쳤다.

하나카드와 현대카드의 경우 각각 16.8%, 14.0% 순익이 감소하며 약세를 보였다.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인 하나카드 측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고위험 대출자산 감축, 특별퇴직 실시에 따른 일반관리비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자산 성장에 따른 차입금 확대 및 금리 상승이 일어나는 가운데 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투자비용이 증가한 영향이 있었다”며 “당국의 대출 규제 가이드라인에 맞게 실수요자 위주로 금융상품을 축소 운영해,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자산이 8000억원 감소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