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된 금감원 주의에 5월부터 증가액 감소세
관리 개선책도 발표되면 현 추이 강화될 전망

카드사 리볼빙 잔액 증가분(자료: 여신금융협회)
카드사 리볼빙 잔액 증가분(자료: 여신금융협회)

2022년 8월 23일 16:23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볼빙 서비스(일부 결제금액 이월약정) 증가세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 5월 이후 지속된 금융당국 경고에 카드사들이 리볼빙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의 전월 대비 리볼빙 잔액 증가액은 1163억2100만원이다. 이는 △지난 5월 1423억7300만원 △6월 1324억6900만원에 이어 지속 감소한 수치다.

리볼빙 서비스는 카드사 고객이 사용한 카드대금 중 일정 비율만 결제하면 나머지 금액은 대출 형태로 전환돼 자동 연장되는 결제방식이다.

지난 5월 이후 리볼빙 증가액이 지속 감소한 건 카드사들이 서비스 홍보를 최대한 자제한 영향이 크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 및 당국의 리볼빙 관리 강화 분위기 등의 영향으로 카드사들이 리볼빙 신규 취급을 줄이기 위해 텔레마케팅을 중단하는 등 디마케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전까지 카드업계는 경기 불황을 맞아 리볼빙 마케팅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였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불황과 기준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며 카드대출 이용자들의 리볼빙 수요가 늘어난 것을 고려한 것이다.

리볼빙 미사용자들의 이용을 권장하기 위해 캐시백 등 금리 할인 이벤트를 활성화했고, ‘리볼빙을 이용하면 미결제금이 연체되지 않는다’는 식의 홍보문구를 강조해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올 상반기 높은 수수료율로 운영되는 리볼빙 특성을 고려해 카드업계에 엄포를 놓기 시작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카드론이 올해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리볼빙 등의 고금리 대출상품 수요가 늘어나는 풍선효과를 우려한 것.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의 평균 리볼빙 서비스 수수료율은 16.6%다. 카드론 평균 금리 12.9%와 비교했을 때 높은 수수료율이 책정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카드사 주요 실무진들을 불러 리볼빙 추이에 대한 점검을 시행했다. 이어 7월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여신전문금융회사와의 간담회에서 리볼빙 관리에 주의할 것을 직접 당부했다.

당시 이 금감원장은 “리볼빙은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을 일시적으로 줄일 수 있지만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DSR 3단계 조치 이후 결제성 리볼빙 등 DSR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 있으므로 리스크 관리에 보다 신경 써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주 중으로 금융당국이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고 수수료 인하 경쟁을 촉진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결제성 리볼빙 서비스 개선방안도 발표할 예정이다. 리볼빙 관련 당국 주의가 연달아 이뤄진 만큼 리볼빙 증가세는 한풀 더 꺾일 것으로 보인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 리볼빙 신규 취급액에 대한 감소 추이는 감지되고 있다”며 ”다만 잔액 기준으로도 감소세를 보이려면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상을 지켜보는 게 적합하다”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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