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장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금융사들의 올해 하반기 경영 화두는 자금조달비용 절감과 위험관리 강화가 될 듯싶다. 연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 금융사의 자금조달 비용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소상공인 및 자영업 차주 등을 대상으로 한 대출만기연장조치가 금년 9월부로 종료됨에 따라 기존 대출의 잠재부실 가능성도 높아졌다. 따라서 금년 하반기 신용위험 증가라는 외부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완충 장치로서의 대손충당금 적립 강화 이외에도 자본확충 필요성이 한층 강조되고 있다.

특히, 카드사의 경우 예‧적금 등 예금기능의 부재로 인해 자금조달시 여전채(여신전문금융채권),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수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카드사의 자금조달 여건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최근 여전채 AA+ 등급 3년물 금리는 연 4%를 넘어서는 등 연초대비 약 1.5%p 상승했다. 

더욱이, 금융사 중에서 복수의 카드론을 이용하는 등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은 카드사의 경우 하반기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카드론 금리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이자지급 부담이 가중된 차주의 연체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그동안 카드론 수요 증가로 인해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자본금 대비 자산비율)은 한도인 8배에 근접하고 있다. 카드사에 적용되는 레버리지 배율은 자기자본의 완충 수준을 나타내는데, 현행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을 8배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카드사는 7배의 레버리지 배율 한도를 적용받고 있어, 레버리지 배율 한도에 한층 다가선 상황이다.

레버리지 배율은 지난 2020년 10월부터 기존 6배에서 8배로 한도가 늘어났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1년간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금으로 지급한 카드사의 경우 한도를 7배로 제한하고 있으며, 현재 일부 카드사는 8배가 아닌 7배의 한도를 적용받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은 3.7~6.5배 수준으로 평균 5.5배인 것으로 확인되는데, 이는 2020년의 평균 5배에 비해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금리 인상에 대비해서 그동안 CP 발행을 적극적으로 늘려왔던 카드사의 경우 레버리지 배율이 급등했다. CP는 차입금으로서 레버리지 배율 산정시 부채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드사는 차주의 이자 부담 증가에 따른 대출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충분한 완충 여력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가급적 레버리지 배율 증가를 가져오는 CP 발행을 억제하는 자금조달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드사가 고려해볼 만한 자금조달수단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바람직해 보인다. 실제로 최근 상당수의 금융사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늘려가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 성격을 겸비한 하이브리드 채권이고, 국제결제은행(BIS)에서 자본으로 인정하고 있는 자본확충에 효과적인 자금조달수단이다.

또한, 신종자본증권은 주식전환 옵션이 있고, 주식처럼 장기로 자금을 빌릴 수 있는 영구채의 성격도 가지고 있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장기 자금을 조달하려는 카드사의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자금조달수단이다.

더욱이, 최근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일부 금융사의 경우 기대 이상으로 수요가 많아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바 있다. 모집물량 판단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주문이 급증하여 증액발행이 이루어진 사례도 있다. 

결론적으로 카드사의 입장에서는 금년 하반기 시장금리의 추가상승에 따른 카드론의 연체 등 대출부실에 대비하고, 자금조달비용을 효과적으로 낮추기 위해서 다양한 조건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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