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공공요금 인상 예고…소비 부진 ‘비상’
“신용카드 결제 영향 줄 것…신판 축소 전망”

얼어붙은 소비 심리에 카드사의 실적 부진이 예고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용카드 이용액은 426조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50조8000억원이 늘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거리두기 완화 효과로 야외 활동이 늘면서다. 8개 전업카드사의 상반기 순이익도 1조62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1조4944억원)보다 8.7% 증가했다.

하지만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는 예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2022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장바구니 물가로 인식되는 신선식품 지수가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14.9%가 뛰어올랐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공식품도 예외는 아니다. 라면 등 식품 가격은 실제 추석 이후 인상됐고 앞으로도 오를 예정이다. 농심은 지난 15일 주요 제품 출고가를 최대 11.3% 올렸고 팔도는 내달 평균 9.8% 인상한다고 밝혔다. 

내달에는 공공요금도 줄지어 오를 예정에 있다. 올해 들어 4월, 7월 두 차례 인상됐던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은 다시 동반 인상된다. 

소비자물가와 관련해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지난 2일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8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류 오름세가 주춤하면서 6%대에서 5%대로 소폭 떨어졌지만 하반기에는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큰 것.

이에 지난 7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3% 줄어들기도 했다. 소매판매는 올해 3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중으로 이처럼 소비가 5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초다. 

양준모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가 물가상승률에 의해서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특히 물가 상승이 임금에 반영되어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소비가 둔화되고 있고 올 12월까지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상승률도 부정적인 상태다. 한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인식은 전달과 같은 수준으로 5.1%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 심리 역시 냉각되는 중이다. 한은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 3월(103.1)부터 내림세를 보이다 6월에는 100 이하로 떨어져 지난 7월에는 86으로까지 떨어졌다. 

이는 하반기 신용판매 수익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소비자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민간소비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신용카드 결제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소비 여력이 많이 줄게 될 것이기 때문에 상반기에 늘었던 할부거래 증가세도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런 부분을 통해서 소득 확보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신용판매에 대한 부분도 축소되지 않을까 한다”고 판단했다.

대한금융신문 김슬기 기자 seulgi114441@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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