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신흥강자 급부상하자 현지 할부금융 인수
리스크 최소화하고 국내 노하우 더해 정착할 계획

우리카드 본사 전경(사진=우리카드)
우리카드 본사 전경(사진=우리카드)

2022년 9월 29일 16:3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카드가 자동차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인도네시아에 승부수를 띄웠다. 미얀마 내전으로 해외 진출의 쓴맛을 본 만큼 절치부심해 준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가 최근 인도네시아 현지 할부금융사를 인수하며 두 번째 해외법인을 공식 출범했다.

우리카드 측은 “국내 카드업계의 녹록지 않은 영업환경을 극복하고 국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성장성이 높은 인도네시아 진출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는 자동차 할부금융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자동차 시장 성장성이 가장 큰 곳으로 평가된다. 높은 자동차 판매 기록과 더불어 국가 주도하에 고속도로 인프라 구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세안 자동차 연맹(AAF)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기준 올해 인도네시아 자동차 판매 수는 56만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동남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우리카드는 지난 2016년 미얀마 현지에 해외법인을 직접 설립한 것과 달리, 현지 할부금융업을 영위하는 중견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우리카드가 인수한 ‘바타비야 프로스페린도 파이낸스(PT Batavia Prosperindo Finance Tbk)’는 지난 1994년 설립된 총자산 9200만 달러, 임직원 1100여명 규모의 중견업체다. 인도네시아 전역에 72개의 영업망을 운영 중이고 중고차 할부금융에 강점을 지녔다.

이는 초기비용을 들여서라도 현지 적응 기간을 단축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지 않은 데다 경제성장 잠재성이 높다. 인구 평균 연령이 29세로 청년층이 대다수며 민간 소비가 GDP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 속에서도 인도네시아는 올 2분기 GDP 성장률 5.44%라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현지 내 우리소다라은행 등 우리금융 그룹사가 앞서 정착한 것도 우리카드의 인도네시아 진출 부담을 덜어줬다.

우리은행 현지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은 지난 6월 현지 경제전문지 '인베스터'가 주관하는 인도네시아 우수은행에 선정됐다. 수익성, 건전성, 자본적정성 등의 경영 지표를 토대로 인도네시아 107개 은행 중 20개 우수은행 리스트에 뽑힌 것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국내 할부금융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금리의 신차 할부 금융상품기획 및 판매 등을 통해 인도네시아 현지 영업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앞서 진출한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과 시너지를 바탕으로 성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카드의 미얀마 현지 법인 ‘미얀마마이크로파이낸스’는 설립 3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초부터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발발한 영향으로 내전 리스크라는 암초에 부딪히기도 했다. 미얀마 군부가 지난 7월 민주화 운동가 4명을 교수형에 처하며 여전히 리스크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