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원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본부장 인터뷰

“최근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에 전쟁까지 겹치며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이런 시기들이 투자하기 적당한 시기였다. 예전엔 주식이었지만 최근에는 금리가 올라왔기 때문에 채권시장이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활용한 자산배분 전략에 매력이 생겼다.”

이승원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본부장<사진>은 현재 시장에서 수익이 나는 투자 방법으로 채권 매입과 ETF를 활용한 자산배분 전략을 추천했다. 지난 3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주식형 ETF 부문 국내 1위를 기록했다. 전체 ETF 시장에서 주식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60%가 되는 상황에서 이룬 쾌거다.

업계에서는 전체 부문에서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연내 1위 자리로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1위인 삼성자산운용과 순자산총액 차이는 약 3조원이고, 시장점유율 격차는 약 4%포인트에 불과했다.

지난 2020년 8월 7일 상장한 ‘TIGER 미국S&P500 ETF’의 순자산총액은 상장일 당일 150억원에서 그해 12월 30일 1159억원으로 증가했다. 상장일(2020년 12월 8일) 당시 72억원이었던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의 순자산총액은 한 달 만에 1155억원을 넘어섰다.

그 결과 지난달 말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은 28조9347억원으로 지난해 8월 말 대비 42.5%, 2020년 8월 말 대비 159.5% 증가했다. 지난 2년간 시장점유율은 23.84%에서 37.94%로 늘었다.

이 본부장은 “미래에셋운용의 경우 글로벌형 ETF가 많아 단기간 내에 업계 1위를 노리진 않는다”며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지고 움직이면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보다 투자자들이 약세장에서 수익을 얻어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ETF 상품의 경우 전문가들이 선별해 놓은 하나의 투자 풀(Pool)”이라며 “나름 정제된 것으로 골라져 있는 것이라 자체적으로 위험분산이 돼 있다. 지금 같은 약세장에서는 개별 종목보다 선별된 종목 그룹인 ETF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연금펀드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42조원 규모의 국내 연금펀드 시장에서 미래에셋은 전체 연금펀드뿐만 아니라 개인연금펀드, 퇴직연금펀드 수탁고 모두 국내 운용사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선보일 상품에 대해서는 ‘주식+채권’ 혼합형을 꼽았다. 그는 “금리가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나오는 상품은 주식형도 있겠지만 채권과 주식이 혼합된 형태가 많을 것”이라고 봤다. 공격적인 자산과 방어적인 자산의 비중을 함께 늘리는 일종의 ‘바벨 전략’이다.

이 본부장은 당분간 고환율이 유지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실제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 ETF는 최근 6개월 수익률과 최근 1년 수익률은 각각 2.6%, 4.07%를 기록했다.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ETF는 환헤지형의 경우 상품명 끝에 ‘(H)’가 따라붙는다. 아무런 표시가 없으면 환노출 상품이다.

환헤지 상품은 투자 국가의 환율 변동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환율 변동 영향을 제거하고 환노출 상품은 기초자산의 원화환산 후 수익률에 연동된다.

이 본부장은 “연초대비 코스피가 30% 이상, 코스닥은 35% 이상 하락했다”며 “환율도 함께 올라가면서 손실이 커지고 있다. 지금과 같이 불확실성이 큰 시장에서는 배당의 매력이 커진다”고 짚었다.

그는 ‘지금 환율이 많이 올라간 상태’라고 진단하며 “환율 변동성에 대비한 환헤지가 되는 상품들을 미리 준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가 아직 있는 상태에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등이 혼합돼 전망을 하기 쉽지는 않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준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한금융신문 박휴선 기자 _hspark12@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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