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이자이익 비중 85% 육박
대출 수요 급감…“수수료익 늘려야”

2022년 10월 26일 16:2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금융지주들의 이자수익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투자은행(IB) 등 수수료 사업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금융·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14조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신한금융 4조3154억원, KB금융 4조279억원, 하나금융 2조8494억원, 우리금융 2조6617억원 순이다.

금융지주의 역대급 실적은 주력 계열사인 은행에서 예대금리차 마진으로 벌어들인 이자 이익 덕이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올 3분기 누적 이자 이익은 6조299억원, 6조843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6%, 20.9% 늘었다. 하나은행(5조5006억원)과 우리은행(5조4020억원)도 각각 22.9%, 25.3% 증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비이자 부문 확대로 수익을 다각화하겠다던 4대 금융지주의 경영전략이 무색하게 이자 이익 의존도가 오히려 심화했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이자 이익 비중은 85%에 달한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100대 금융사의 이자 이익 비중 평균은 59% 수준에 불과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이자 이익을 바탕으로 괄목할만한 실적을 냈지만, 장기적 측면에서 긍정적 시그널은 아니다. 기준금리 빅스텝, 부동산 시장 위축 등으로 대출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호실적에도 지주 주가가 횡보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지주의 이자 이익 편중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익 다각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지주들은 IB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발생한 각종 사모펀드 사태 이후 자산관리(WM) 부문이 크게 위축된 터라 수수료 수익 확대를 위해선 IB 부문 성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KB금융그룹은 신디케이트론(2개 이상의 은행이 공통 조건으로 기업에 융자해주는 방식) 주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엔 영국 로이드뱅킹그룹과 신디케이트론 공동 투자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최근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미국 글로벌 IB기업 제퍼리스의 브라이언 프리드만 회장을 직접 만나 글로벌 IB시장 공략 및 파트너십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은 증권사를 통한 IB 진영구축에 나선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5일 글로벌 최대 벤처 생태계인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지 사무소를 개설했다. 국내 증권사 중 첫 진출로, IB 딜 소싱 확대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 사무소는 신한투자증권의 IB 역량과 신한금융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와 해외를 잇는 글로벌 벤처 생태계 구축의 교두보 역할을 맡게 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미 뉴욕, 홍콩, 베트남, 인도네시아에도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 확대로 IB 시장 역시 영업 환경이 우호적이진 않지만, 사모펀드 사태 여파로 WM 부문이 무너진 상황에서 금융회사들이 주력할 수 있는 최선의 수수료 수익 창출구일 것”이라며 “국내 금융지주의 IB 비중은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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