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머무른 정보…현재 영업중단 없이 가능”
예보 지급 시스템 및 업계 환경 발전한 영향

예금보험금 지급 시스템 추이
예금보험금 지급 시스템 추이

2022년 11월 4일 9:54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축은행 예금상품에 가입하려던 A씨는 지난 부실사태를 겪은 주변인의 경험담을 토대로 납입금액을 저울질하고 있다. 구조조정 시 5000만원까지 예금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2000만원이 넘는 금액에 대해서는 수령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소문 때문이다.

예금보험금 지급에 대한 소비자들의 오해가 굳어지고 있다. 저축은행 구조조정 시 수개월 간 예금이 묶일 수 있다는 것인데, 고도화된 현 예보금 시스템을 인지하지 못하고 과거 사례만 고려한 영향이다.

현재 시스템으론 이틀이면 구조조정이 완료된다. 이틀이라는 기간도 주말 간 진행돼 사실상 영업일에는 예금을 꺼내는 데 지장을 받지 않을 수 있다.

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과거 저축은행 예보금 지급 소요 시간을 묻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처럼 예보금 지급 시기에 소비자 관심이 늘어난 건 최근 금융권 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가 부각되고 경기가 불안해진 탓이다. 지난 2011년 발발한 저축은행 부실사태도 부동산 PF대출에서 촉발돼 이에 대한 경각심이 타 업권 대비 높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예보금 관련 정보는 과거 사례에 머물러 있다. 부실사태 이후 10여년이 흐르며 예보 시스템이 고도화됐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예보금 지급 관련해 소비자들 오해가 기정사실로 되고 있다. 업체 구조조정 시 원리금을 수개월 후에 받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과거 이야기”라며 “전과 다르게 영업 중단 없는 구조조정 등의 시스템이 새로 구축되며 지급 기간이 대폭 축소됐다”라고 말했다.

영업 중단 없는 구조조정은 예금자 불편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2012년 말에 도입됐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 대해 금요일 업무가 종료된 후 영업정지를 시행한 뒤 구조조정하고 다음 주 월요일 오전에 영업을 재개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소비자들이 불편 없이 언제든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구조조정이 주말에 시행되는 만큼 소비자들은 영업일 간 자유롭게 예금을 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보 관계자는 “부실사태 이후 영업중단 없는 구조조정 방식 외에도 예금자 정보 관리 전산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예금자 불편을 많이 줄여왔다”라면서도 “다만 업계 및 금융권 상황을 고려해 구조조정 방식을 결정하다 보니 영업중단이 필요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는 과거에 비해 영업중단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고 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부실사태 당시 임원진 및 대주주의 추가 불법행위로 인한 부실 심화 가능성과 부실 업체들을 일시에 대규모로 구조조정함에 따라 벌어질 혼란을 고려해 영업중단이 필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저축은행업계 다른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영업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과거 부실사태는 오너 일가가 경영을 주도해 PF 불법대출을 일삼다 벌어진 일”이라며 “하지만 현재는 전문 경영인이 운영하고 금융당국의 감독체계도 강화됐다. 과거처럼 무분별한 경영으로 인한 영업중단은 발생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PF 대출에 대한 자기자본 규제와 높아진 자본 건전성으로 대규모 파산으로 이어질 확률도 많이 줄었다”라고 덧붙였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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