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줄였지만 NPL비율 개선에 자신감
금융당국 주문과는 충돌…경쟁사 35%↑
다중채무 및 부동산PF 리스크 대비해야

대형 저축은행 대손충당금 추이
대형 저축은행 대손충당금 추이

2022년 11월 14일 15:45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상인저축은행이 대손충당금을 축소하고 있다. 혼란한 금융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부지런히 충당금을 쌓는 저축은행들과 상반된 행보다.

대손충당금은 대출채권의 회수 불가능성에 대비해 일정 부분을 쌓아두는 금액이다. 부실채권이 적을수록 적립 의무 충당금도 줄어든다.

1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상상인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은 916억원으로 전년 동기(1114억원) 대비 18% 감소했다.

하지만 향후 금융위기 뇌관으로 평가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리스크는 오히려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상인저축은행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7%에서 4.2%로 1.5%포인트 증가했다. PF 대출 규모도 2968억원에서 5708억원으로 2배가량 늘었다.

상상인저축은행 측은 건전성 지표 개선에 따른 결과라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해당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큰 폭(4.3%포인트)으로 감소하는 등 건전성 지표가 개선됨에 따라 대손충당금도 줄어들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는 PF 대출 등으로부터 촉발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충당금을 선제 확보한 타사 행보와도 비교된다.

최근 업계 전반적으로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지만 적립 의무 비율보다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아두고 있다. 해당 기간 총자산 기준 상위 10개사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3.64%에서 3.23%로 0.41%포인트 개선됐지만 대손충당금은 35% 늘어났다.

향후 코로나19 정책지원 종료, 글로벌 경기침체 등 복합적인 금융 리스크에 사전 대응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당국이 충당금 적립 주문을 재차 강조한 영향도 있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올 8월 리스크 비상 대응조치의 일환으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내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을 점검할 계획이라 밝혔다. 충분한 손실 흡수능력을 갖추도록 해 취약차주 대출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확대 등의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앞서 금융위는 올 3월 저축은행에 대해 한도성 여신 미사용액에 대해서도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하는 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저축은행권 다중채무자가 급격히 증가한 것을 고려해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강화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2017년말부터 올 4월까지 다중채무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저축은행권(78%)이다.

가파른 금리 인상기에 돌입하며 다중채무자 중심으로 부실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7월 '국내 금융권 다중채무자 현황 및 리스크관리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고금리 다중채무는 차주 상환부담을 높여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금융기관 입장에서 자본 및 대손충당금 등 손실 흡수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은 상호저축은행법 감독규정에 따라 부실 상태 등 채권 위험가중치에 따라 각기 산정된다. 여신별 충당금 적립 비율은 정상 1%, 요주의 10%, 고정 20%, 회수의문 55%, 추정손실 100%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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