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나눔125경영컨설팅 오세천 대표

코로나의 후유증이 말끔하게 마무리되기도 전에 고물가가 우리를 무겁게 짓누르더니 이제는 경기침체라는 큰 물구덩이가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어떻게 헤쳐 나아가야 하는지 개인이나 기업이나 밤 잠을 편히 잘 수 있는 상황이 못 되는 것 같다.

이렇게 피할 수 없는 역경 속에서 우리를 살리는 힘이 ‘희망(Hope)’이다. 우리가 일단 절망의 늪으로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다. 그 전에 희망의 불씨를 지펴가야 한다. 우리에게는 더 좋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고 우리가 노력을 하면 도달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을 때 최선을 다해 무엇인가를 해서 이루어 낸다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을 터이다. .

희망은 더 발전적인 앞날의 목표를 알아차리고 거기에 도달하는 경로를 찾아 지금 바로 움직이는 힘이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지 외부의 위협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혁신해 성장하고 있는 “천지세무법인’의 이야기를 공유한다.

2010년 당시 세무사 업계는 경쟁이 치열했다. 서비스요금이 오히려 과거보다 내려가고, 비용은 더 줄일 수 없었거니와 ‘전자세금계산서’의 본격적인 시행으로 업계 전체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었다. 

30여년 동안 작은 회사를 국내 톱 수준으로 이끌어 온 천지세무법인의 박점식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기로 마음먹고 직원들에게 미래에 대비하자고 역설했지만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긍정심리학자들이 뇌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감사(Gratitude)에 대한 글을 읽고, 직접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책의 내용 중에 하루 5개씩 감사일기를 3주 쓰면 먼저 자신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3개월후면 다른 사람도 내가 변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말을 들려주면서 직원들에게도 감사일기쓰기를 권했다. 1개월이 지나 누가 실천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았을 때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고, 좋은 습관을 가지는 것이 참 어렵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

그래서 워크숍 분임토의 안건으로 감사일기쓰기를 제안했다. 직원들은 미안했던지 두 개조에서 의무적으로 감사일기를 쓰고 업무일지에 올리자는 제안을 했다. 일부직원들의 이런 자발적 움직임을 계기로 전 직원들의 칭찬과 감사가 업무일지에 오르고 이때부터 회사내부에 작지만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닫혔던 마음을 열어갔다. 한 직원이 업무 노하우를 공개하면 다른 직원이 칭찬하면서 피드백해주는 진정한 업무적 소통도 시작됐다. 업무 노하우 공유를 통한 개선안과 아이디어가 넘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3시간 걸려서 마무리되던 일도 30분만에 끝나는 업무효율화도 가시화됐다. 

박 회장은 열정을 가지고 감사경영의 완성도를 높여가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다. 그리고 그 결과 더 큰 내부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세무법인은 주로 고객을 만나서 상담을 하는 세무사와 세무사의 업무를 보조하는 일반직원이 1대4 정도로 구성돼 있다. 이 때 문제는 세무사가 만나야 하는 고객이 너무 많아서 의미 있는 고객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다. 

천지세무법인은 역발상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일반직원이 주도적으로 고객을 관리하고, 세무사는 더 전문적인 문제를 가지고 보충하도록 역할을 바꿨다. 세무업계의 오랜 관행의 파괴로 당연히 업무에 혼란이 생기게 됐다. 특히 전문성이 부족한 일반직원들이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접근을 못했다. 다행히 그 상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동안 감사일기 쓰기로 자존감과 긍정마인드가 고양된 직원들이 고객에게 유익한 정보도 제공하고 친절하게 서비스를 하자 이에 보답하듯 고객들의 칭찬과 감사의 글이 회사 사이트에 올라왔다. 이에 용기를 얻어 고객을 위한 창의적인 서비스들을 더 연구해 갔다. 

박 회장은 일반직원들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들로 부터 해방시켰다. 입력업무는 거의 전부 육아로 쉬고 있던 경력 사원들로 구성된 조직에 아웃소싱을 했다. 이들은 입력 업무에 몰입해 효율성이 10배 가까이 높아졌고, 시간을 아끼게 된 일반직원들은 더 고객을 자주 만나 가치 있는 일들을 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 보통 3개월, 6개월에 1회씩 고객을 만났다면 이제는 1개월에 한 번씩은 고객을 만나게 돼 그만큼 고객만족도는 상승하게 됐다. 

지금도 천지세무법인은 박 회장부터 거의 모든 직원이 감사일기를 쓰고 있고, 고객에게 감사편지를 보내는 소통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업무가 ‘일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바뀌었고, 내실있게 성장하고 있다. 이렇게 감사를 통해 희망의 불씨를 살려 나가 마침내 꽃을 피우게 됐다. 

이 이야기는 손욱 회장의 저서 『나는 당신을 만나 감사합니다』와 박점식 회장의 저서 『어머니, 내 어머니』, 그리고 박회장의 강의와 평소 이야기를 참고한 것이다. 

우리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 더 발전할 것이라는 희망, 어려운 일도 함께 하면 즐겁게 할 수 있다는 희망, 그리고 감사나눔이 그 희망을 실현하는 최상의 자원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스스로의 역사를 근본적으로 바꿔 나가자. 감사는 바로 우리 주변에 가득 차 있는 무한한 자원이다. 그것을 알아차리는 마음연습, 잘 사용하는 표현연습이 필요할 따름이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더 발전하는 팀, 조직이 되고 싶다고요. 그러면 함께 감사를 나누어 보세요.」

“나부터 지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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