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년, 화석으로 보고된 뒤 생존 나무 등록한 특이 경우
중국 양쯔강 상류에 겨우 4000그루 발견, 꾸준히 번식 중

20세기 중반에 들어서야 나무의 실존을 확인한 나무가 있다. 메타세쿼이아나무다. 빙하시대를 거치면서 유럽에선 모두 사라졌고 화석으로만 볼 수 있었던 나무가 양쯔강 상류에서 발견된다. 발견되면서 바로 멸종위기종의 신분이 된 이 나무는 미국의 한 식물원의 도움으로 여러 나라로 확산되어 갔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메타세쿼이아도 1950년대에 들어온 나무다. 사진은 11월 중순 강원도 춘천 남이섬에서 볼 수 있는 메타세쿼이아나무다.
20세기 중반에 들어서야 나무의 실존을 확인한 나무가 있다. 메타세쿼이아나무다. 빙하시대를 거치면서 유럽에선 모두 사라졌고 화석으로만 볼 수 있었던 나무가 양쯔강 상류에서 발견된다. 발견되면서 바로 멸종위기종의 신분이 된 이 나무는 미국의 한 식물원의 도움으로 여러 나라로 확산되어 갔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메타세쿼이아도 1950년대에 들어온 나무다. 사진은 11월 중순 강원도 춘천 남이섬에서 볼 수 있는 메타세쿼이아나무다.

1940년대 중반이 돼서야 겨우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나무가 있다. 빙하기 시대의 추위를 버티지 못하고 사라진 식물들이 제법 있는데 이 나무도 그런 나무 중 하나로 받아들여졌다.

화석을 통해 발견된 이 나무를 처음 학계에 보고한 사람은 일본 교토대학의 고생물학자 미키 시게루였다. 1941년의 일이다. 일본 신생대 지층에서 자주 발견되는 식물의 화석을 분석해서 북미지역의 세쿼이어 나무의 속명을 따와 학계에 ‘메타세쿼이아’라는 이름으로 등록한 것이 그 처음이었다.

‘메타’는 ‘이후’라는 뜻을 지녔다. 따라서 메타스퀘이아는 북미지역 인디언 추장의 이름을 따와 붙여진 세쿼이아나무 이후에 나온 나무라는 뜻이 된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나무는 살아 있는 나무가 아니었다. 화석으로만 그 존재를 확인했던 나무다. 우리나라에서도 포항지역에서 화석이 발견된 바 있다.

그런데 이 나무의 존재를 화석을 통해 알렸던 그해에 살아 있는 메타세쿼이아를 발견하게 된다. 중국 후베이성과 쓰촨성의 경계지역을 흐르는 양쯔강 상류 지역을 순찰하던 산림공무원 왕전 씨는 마을 사당 부근에서 자라는 큰 나무를 만나게 된다. 35m의 키에 2.3m의 둘레는 웅장함 그 자체였을 것이다. 꼼꼼히 살펴봐도 자신이 알 수 있는 나무가 아니었기에 왕전 씨는 이 나무의 표본을 만들어 남경대학을 거쳐 북경대학에 보낸다.

이듬해 북경대학 부설 생물학연구소에선 이 나무가 화석으로만 발견되던 메타세쿼이아라는 것을 알게 되고 1946년 학술지를 통해 정식으로 보고한다.

해당 지역의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마타오치 지역에 약 4000그루 정도의 나무가 자생하고 있는 것도 확인하게 된다.

사실상 이 정도면 멸종위기종으로 알려져 다양한 형태로 나무를 보급해 나무의 개체수를 늘리려는 노력이 따르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메타세쿼이아나무를 멸종위기종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는다. 남도의 가로수나 공원 등에서 자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메타세쿼이아를 만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아놀드식물원의 메릴 원장 덕분이다. 그가 보낸 연구비에 의해 이 나무는 본격적으로 연구되고 번식된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메타세쿼이아나무는 중국에서 바로 들어온 것이 아니라 1950년대에 미국에서 번식돼 일본을 거쳐 들어온 나무들이다. 이렇게 들어온 메타세쿼이아는 담양과 순창 사이, 그리고 나주 산포면에 자리한 전남 산림자원연구소 진입로 등에 심어졌으며 춘천 남이섬과 일산 호수공원 등에도 식재됐다.

세계에서 가장 긴 메타세쿼이아길은 중국에 있다. 이 길은 1975년에 조성된 것으로 장쑤성 피저우에 있는데 길의 길이는 60km였다. 당시 이 길에는 100만 그루 정도를 심었는데, 지금은 500만 그루 이상이 되었다고 한다.

메태세쿼이아는 물가에서 잘 자란다고 한다. 즉 물이 부족한 가뭄에는 취약점을 보이지만 바다를 접하고 있거나 오염된 환경이라도 물이 있으면 잘 견디고 자라는 특징을 지녀 가로수로 제 역할을 다한다고 한다. 물을 좋아해서 중국과 북한에서는 이 나무를 수삼(水衫)나무라고 한다.

나무는 재질이 약해서 힘을 받아야 하는 곳에는 쓸 수 없지만, 펄프재로는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뾰족한 피라미드 형태로 자라는 나무의 수형은 공원의 정원수와 가로수로서 충분히 제 역할을 다해주고 있어 메타세쿼이아 나무는 주변에서 더 눈에 잘 띄는 나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때는 지금의 소나무처럼 다른 나무를 호령하듯 지구를 덮고 있었지만, 양쯔강 상류에서만 겨우 살아남았던 나무가 20세기에 겨우 발견돼 다시 번식에 나선 것을 보면 나무에서도 인생유전은 해당하는 듯하다.

대한금융신문 김승호 편집위원 skylink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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