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한국신용카드학회 이사

정보·통신을 활용한 디지털 금융 시대가 열렸다. 은행, 증권, 보험에 여신전문금융회사, 핀테크 기업이 가세해 금융 생태계(ecosystem)가 과거보다 경쟁이 심해지고 복잡하게 됐다.

이러한 금융 생태계란 금융환경 안에서 활동하는 기관들과 그러한 환경들을 제어하는 감독 당국과 시장규제를 포함하는 시스템으로 생각하면 쉽다.

따라서 금융 생태계는 디지털을 기반으로 저축하는 소비자와 투자자, 대출 수요자 등이 효율적으로 금융 욕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하는 넓은 운동장이다.

그런데 그런 환경 내에서 최근 금리가 상승하며 금융 생태계에 위협이 되는 주체는 예금 없이 자금을 차입하거나 채권을 발행해 영업하는 ‘신용카드사’와 그와 관련된 분야다. 따라서 이러한 금융환경에 필요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첫째, 금리가 상승하고 자금조달의 어려운 시기에는 카드사에는 그러한 역할을 잘하도록 법 개정 없이 일정 부분의 수신기능이 보강돼야 한다.

특히 대기업 계열의 카드사는 더욱 절실할 수 있다. 카드사의 자금조달이 원활해야 서민금융인 카드론의 금리가 낮아지고 개인 자영업자의 금융이 수월해진다. 과거 채권안정펀드가 큰 도움이 됐던 만큼 이를 확대 개편해 여전채 편입을 늘려야 한다.

호주 중앙은행의 ‘채권기금(Reserve Bank's Term Funding Facility)’ 제도와 같이 정부 지원 차원에서 낮은 금리로 3년의 카드채를 매입해 주는 방안을 제시한다.

나아가 수신기능을 보완할 혁신적인 업무제휴, 인수합병을 검토할 단계다. 왜냐하면 디지털 시대 금융소비자와 밀접한 접촉을 하는 건 서민금융과 결제 수단을 주로 담당하는 신용카드 산업이기 때문이다.

둘째, 공조와 협력이 중요한 금융 생태계에 시너지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은행의 영업시간도 오전 9시에 같이 시작해야 한다. 증권, 보험, 핀테크 업무와 공동보조를 맞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처방안도 여러 사람의 공간 전염을 염려해서인데 은행이 30분 일찍 영업한다고 코로나19 환자가 정상범위를 벗어나 더 많이 발생하지 않을 듯하다. 따라서 증권거래소의 개장에 맞춰 9시에 영업을 시작해야 한다.

디지털화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금융소비자, 기업, 증권거래자, 정부 등이 은행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현실에서 금융 생태계가 발전하기 위해 톱니가 맞물리는 시너지 효과가 필요하다. 금융사 간 협력은 전화나 대면 교섭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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