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서비스에도 은행권 대비
4~6배가량 높은 수수료율 부과
현재 8개사, 대출중단 검토 중

3일 기준 대출중개플랫폼 토스 애플리케이션 캡쳐화면. 8개 저축은행 등이 플랫폼을 통한 대출을 잠정 중단했다.
3일 기준 대출중개플랫폼 토스 애플리케이션 캡쳐화면. 8개 저축은행 등이 플랫폼을 통한 대출을 잠정 중단했다.

대출중개 플랫폼을 운영하는 빅테크가 저축은행권에 과도하게 높은 수수료율을 부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높은 중개 수수료율에 부담을 느낀 저축은행들이 빅테크의 대출중개 플랫폼에서 이탈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금일 기준 토스 애플리케이션 내 ‘대출받기’ 서비스를 이용 중인 8개 저축은행이 점검이라는 명목으로 중개를 통한 대출을 중단했다.

타 업권 대비 과도한 수수료율을 책정한 게 문제 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출중개 플랫폼을 운영하는 빅테크들은 은행권에 0.4∼0.5%의 중개 수수료율을 부과하는 반면, 저축은행에는 평균 1.7~1.8%로 받고 있다.

일부 플랫폼사에서 요구하는 선택 수수료까지 포함하면 저축은행에 부과하는 실제 중개 수수료율은 최대 2.5%대까지 올라가게 된다.

이에 플랫폼사 측은 평균 대출금리가 연 3∼4%인 시중은행과 연 15∼20%인 저축은행에 동일한 수수료율을 적용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토스, 카카오페이 등의 빅테크들은 중개한 대출에 대해 시행 금리의 약 10%를 수수료로 부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서 업권별 차이가 발생한다. 고신용자 대상 저금리 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은행권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수료를 내지만, 중·저신용자 대상으로 대출을 내주는 저축은행은 많은 수수료를 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저축은행업계는 동일한 서비스를 받는데 이처럼 업권 간 큰 비용 차이가 발생하는 게 공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모든 금융권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플랫폼을 이용하는데 업권간 수수료율 차이가 크다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다”라며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보니 철수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수료가 커질수록 대출금리가 오르게 돼 중·저신용자 등의 고객들이 더 많은 이자 부담을 안게 될 우려도 있다”라고 부연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업계가 자금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러한 고민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빅테크와의 협상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을 위해 저축은행중앙회에서 계약권을 일임해 협상을 진행하는 안도 검토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이러한 관행이 과도하다고 판단될 경우 중앙회가 중개 계약을 위임받아 입찰할 용의가 있다”라며 “대출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러 플랫폼 중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는 업체 몇 곳에만 입점하는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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