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마무리 국면…NIM 피크아웃
비이자 부문 강화 위해 수수료익 구조 전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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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수익’ 성장 한계에 직면한 은행들이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자산관리(WM) 부문을 꼽고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관련 규제 및 고객 수요 트렌드 변화에 맞춰 기존의 판매수수료 중심 서비스형 모델에서 자문수수료 중심 자산증식형 모델로 전환하는 게 쟁점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올해 초 조직개편 시행을 기점으로 WM 사업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WM컨설팅센터를 출범했다. WM본부와 신탁본부에 각각 분산돼 있던 고객 컨설팅 기능을 통합해 고객 관리 및 상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게 목적이다. 초고액 자산가를 상담하는 패밀리오피스팀과 프라이빗뱅킹을 대상으로 하는 상속증여팀, 부동산을 전문으로 하는 부동산자문팀으로 꾸려졌다.

신한은행은 개인그룹과 WM그룹을 통합했다. 그간 매트릭스 체제 아래 신한금융투자와 고객을 연계하는 데만 집중했던 전략에서 벗어나 자율 경쟁 체제를 강화하고, 계열사가 아닌 생애주기별 고객 관리 연계로 무게추를 옮긴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대면 채널과 비대면 채널을 아우르는 프라이빗뱅커(PB) 양성 체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계열 증권사가 없는 우리은행은 복합점포 개설 대신 종합금융컨설팅을 제공하는 특화점포와 인재 양성을 통한 수준 높은 서비스 제공으로 한계점을 보완할 계획이다.

특히 WM 특화 채널을 기반으로 한 고액자산가 관리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기업 오너 자산관리 등 전문 서비스 운영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초엔 한국씨티은행 출신 PB를 대거 영입해 초고액자산가 특화점포를 오픈했으며, 젊은 PB 양성을 위해 ‘차세대 PB 패스트트랙’ 제도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 제도는 매년 100여명씩 선발하는 WM 전문 인력 풀(pool)인 차세대 PB 중 일정 자격을 갖춘 우수 인력을 재선발해 전문 PB로 정예화하는 시스템이다.

NH농협은행도 올해를 투자사업에 대한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의 원년으로 삼고 WM, 퇴직연금, 투자은행(IB) 부문을 NH투자증권 등 지주 내 전문가 집단과 협업해 선도사와 격차를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처럼 은행권에서 WM 사업 내실화에 치중하는 건 앞으로 소위 ‘이자 장사’에만 목맸다간 실적 성장에 뒤처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근 몇 년간 은행들은 역대급 실적 행보를 보였는데, 코로나19 대유행과 기준금리 인상이 맞물려 가계대출 중심 이자 수익이 급격히 불어난 덕이 컸다.

그러나 올해 금리상승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고, 금융당국의 예대금리차 축소 압박과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강화 등 대출 규제 여파에 순이자마진(NIM)이 올해 2분기 피크아웃(고점 기록 후 하락)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진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이자 수익을 상쇄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신뢰도 하락과 업무위축을 극복하고 WM부문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은행장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일성으로 ‘WM 강화’를 외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장은 초액자산가는 물론 소규모 자산가들도 절세전략, 신탁상담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며 “이같은 트렌드에 맞춰 상품 판매수수료 보다는 고객 수익률을 중요시하는 영업체계로의 전환과 전문인력 양상에 힘쓰는 모습”이라고 짚었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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