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금시장 수요 확대로 분위기 반전
장기채 및 CP 발행…만기구조도 다양화

롯데카드 최근 3개월 장기 자금조달 현황
롯데카드 최근 3개월 장기 자금조달 현황

롯데카드가 개별 민평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는 ‘언더발행’에 연달아 성공하고 있다.

롯데카드가 최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달 31일 장기 기업어음(CP)으로 1200억원을 조달한다. 만기 구조는 2년물 100억원, 2년11개월물 1100억원으로 구성됐다.

롯데카드가 잠정 제시한 금리는 2년물 4.563%, 2년11개월물 4.754%다. 2년물과 2년11개월물 금리는 개별 민평금리에 각각 30bp(1bp=0.01%포인트), 10bp 낮은 수준으로 결정했다.

민평금리는 민간 채권평가사가 각 기업별 신용등급에 따라 매기는 발행금리를 뜻한다. 채권금리는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수익률로 시장이 악화할수록 높은 금리가 책정된다. 채권금리가 민평금리보다 낮게 책정됐다는 건 그만큼 해당 기업 자금시장 수요가 크다는 걸 의미한다.

이번 발행은 지난해 12월 1000억원을 공급한 데 이어 한달 만의 장기 CP 조달이다. 회사채 대비 비교적 금리가 낮고 발행 절차가 간편한 특성을 고려해 CP 발행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카드가 제시한 2년물 금리(4.563%)는 가장 최근 발행한 카드채보다도 금리가 0.1%포인트 낮다. 롯데카드는 이달 16일 300억원 규모의 2년물 카드채를 발행했는데 표면이율이 4.663%였다. 4.663%도 발행 당시 개별 민평금리 대비 58bp 낮은 수준으로 결정됐다.

또 지난 6일에는 2년 이내 단기물과 3년물로 구성된 11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2년 이내 단기물이 민평금리 대비 40bp, 3년물이 35bp 낮은 수준에서 형성됐다.

롯데카드는 직전 분기만 해도 타사보다 낮은 신용등급 탓에 비교적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지난 연말 BC카드, 삼성카드, 우리카드 등이 민평금리 대비 낮은 금리로 발행할 때도 롯데카드는 높은 금리로 발행하며 더딘 회복세를 보였다.

연초 유동성 장세를 만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채권시장이 안정화되고 기관의 연초 자금 집행이 쏠리면서 금리 메리트가 있는 카드채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채권 금리 인상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여신전문금융회사채 의존도를 낮추고,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은행차입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조달창구를 다변화했다”라며 “올해 들어 민평 대비 낮은 금리로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는 등 조달 상황이 안정화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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