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석 교보생명 디지털전략담당 부장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은 2003년 미국 버클리대 헨리 체스브로 교수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서 개방형 혁신을 의미한다. 이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편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뜻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보험사들은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고객과 시장을 창출하고자 오픈이노베이션을 강화하고 있다. 보험사 내부의 자원과 역량 만으로는 혁신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특히 빅테크 등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내재화해 갖추기에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은 하나의 현명한 해법이 될 수 있다. 해외의 AXA, AIA, Allianz, 손보재팬 등과 같은 유명보험사들은 일찍부터 미국 실리콘밸리에 진출, 현지의 우수한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해 협업하거나 M&A를 통해 혁신을 강화해왔다. 자체적으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CVC(Corporate Venture Capital)를 통해 직접 투자하는 등 오픈이노베이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에는 은행 및 카드사를 중심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이 활발히 진행돼 왔으나 최근에는 국내 보험사들도 오픈이노베이션에 관심을 갖고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교보생명의 경우에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이노스테이지’와 전략적 목적의 투자를 위한 CVC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노스테이지는 역량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멘토링 육성 및 사업화 지원, 제휴 및 투자지원, 사무공간 제공, 데모데이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다. 교보증권과 공동으로 조성한 2000억원 규모의 CVC 펀드를 통해서는 유망벤처기업을 발굴해 지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이러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기존의 사례들을 살펴볼 때 혁신의 성과는 단기간에 창출되기 쉽지않는 것이 일반적이며 최고경영진의 관심과 지원 하에 꾸준한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은 기존 보험사들이 갖추지 못한 내부의 혁신역량과 자원을 효과적으로 조달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용한 대안적 수단이 될 수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습득한 혁신역량이 내재화된다면 이는 보험사 그 자체의 기업경쟁력이 강화되는 선순환구조의 생태계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2023년 K-IFRS 도입, 고금리 기조, 경기침체 등 보험사업에 불리한 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사적인 혁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픈이노베이션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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