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역량, 가입자 아닌 이용자 수로 좌우”
앞서간 카뱅…앱테크 마케팅으로 충성고객 쑥

2022년 신한금융지주 디지털 부문 실적. (자료=신한금융지주)
2022년 신한금융지주 디지털 부문 실적. (자료=신한금융지주)

은행마다 플랫폼 월간활성이용자수(MAU) 끌어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픈뱅킹 활성화 등 금융업 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디지털 경쟁력이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2022년 금융지주 경영실적 발표에서 강조되는 부문은 플랫폼 MAU 실적이다.

MAU는 인터넷·모바일 기반 서비스를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이용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수치로 디지털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어 매출, 당기순이익만큼이나 중요한 성과지표로 꼽힌다.

9일 신한금융지주 실적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그룹 금융앱 통합 MAU가 전년말 대비 341만명 증가한 1866만명을 기록했다. 신한은행 앱 ‘쏠(SOL)’의 경우 지난해 1월말 898만명에서 945만명으로 올라서며 1000만 MAU 달성을 눈앞에 뒀다.

KB금융지주는 실적발표에서 별도로 디지털 실적을 공시하진 않았지만 지난해 말 은행앱 ‘KB스타뱅킹’의 MAU가 1200만명을 넘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MAU로 역대 최다인 1644만명을 기록했다. 전체 고객 수(2042만명)에서 82.2%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간 단일 금융앱 중 MAU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토스(1365만명)를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은행들은 MAU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앱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앱테크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앱에서 퀴즈를 풀거나 광고 시청 후 포인트 등의 보상 제공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신세대들의 재테크 풍조로 자리 잡았다.

오픈뱅킹 활성화로 젊은 층의 소비자들에게 주거래은행 개념이 약해지자 앱테크 마케팅으로 플랫폼 접속을 유도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방식은 퀴즈 이벤트다. 앱 메인 화면에 매일 다른 퀴즈 문항을 올리고 맞추는 소비자에게 포인트를 보상해준다. 적게는 10원, 많아야 몇백원어치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이벤트지만 퀴즈 난이도가 낮고 참여 방법도 매우 간단해 참여율이 높은 편이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MAU를 대폭 끌어올린 것도 앱테크 마케팅 효과를 본 덕이 컸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9월 ‘26일 굿모닝 챌린지’다. 상금 1억원을 걸고, 26일 동안 매일 오전 6시~10시 사이에 기상해 카카오뱅크 앱 로그인으로 인증하는 걸 성공한 인원이 나눠서 갖는 방식이다.

해당 챌린지 결과 성공 인원은 20만2924명으로 집계됐다. 실패 인원을 고려하면 총 참여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카카오뱅크가 1억원을 들여 수십만에 달하는 MAU를 확보한 셈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모바일 플랫폼 성장에 있어 중요한 건 단순 가입자 수 유치가 아닌 실질 이용자 수 확대”라며 “궁극적 목표인 ‘유니버셜 뱅크’로 성장하기 위해선 상품 판매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고객 일상에 파고드는 관계성을 유지하는 게 핵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경쟁력 제고의 1순위 전략으로 MAU 확보를 세우고, 고객이 디지털 플랫폼을 자주 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콘텐츠 개발에 비용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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