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경쟁력 앞세워 매출도 역전
해외주식 수탁수수료 격차는 358억

쉽고 간편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역점을 두고 증권업에 뛰어든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의 희비가 서학개미로 갈렸다.

15일 카카오페이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수익은 626억원으로 전년(752억원) 보다 126억원 감소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474억원, 480억원으로 전년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반면 토스증권의 실적은 개선됐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1276억원으로 전년(86억원) 대비 급증했다. 영업손실은 778억원에서 322억원으로, 당기순손실은 778억원에서 324억원으로 적자 폭이 줄었다.

리테일(개인금융) 부문 성적이 두 핀테크 증권사의 희비를 갈랐다.

토스증권은 위탁매매(브로커리지)를 중심으로 수수료수익에서 카카오증권을 제쳤다. 토스증권의 수수료수익은 전년(67억원) 보다 428억원 증가한 59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카카오증권의 수수료수익은 전년(635억원)보다 238억원 감소한 397억원을 기록했다.

토스증권은 지난 2021년 3월 출범과 함께 리테일에 집중해왔다. 반면 카카오증권은 리테일 외에도 법인 대상의 홀세일(기관투자자 대상 영업)도 함께 키우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토스증권에 비해 MTS 출범도 약 1년 가량 늦으면서 리테일 시장 선점 경쟁에서 뒤처졌다.

특히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늘었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외화증권수탁 수수료로만 380억원을 거둬들였다. 카카오증권(22억원) 보다 358억원 가량 많은 금액이다.

MTS가 해외투자에 편리하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서학개미도 토스증권에 몰렸기 때문이다.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하는가 하면 MTS에 인공지능(AI) 번역, 자동 환전 기능을 넣는 등 해외주식 서비스에 주력해왔다.

반면 카카오증권의 수수료수익을 지탱한 건 부동산 자문 관련 수수료이 포함된 기타 수수료(340억원)다. 이 조차도 전년(526억원) 보다 186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얼어붙는 등 시장 위축이 원인으로 꼽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빅테크 증권사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두 증권사의 장기적인 사업전략은 다르다”며 “지난해 토스증권의 해외주식 거래가 대형 증권사도 위협할 정도로 늘어났는데 이 부분이 실적을 가른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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