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규제 한시중단 수순
계열사 은행 연계로 리스크관리 강점
위축된 대출시장에 공급 확대할 전망

주요 금융지주계 저축은행 가계대출금 취급 추이(자료: 금융감독원)
주요 금융지주계 저축은행 가계대출금 취급 추이(자료: 금융감독원)

2023년 2월 22일 17:0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대출 총량제가 중단됨에 따라, 금융지주계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확대 움직임이 더 빨라질 전망이다.

계열사 은행과의 연계대출로 리스크관리에 강점을 보이는 만큼, 일반 업체보다 대출 확대에 앞설 수 있다는 평가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권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관련 규제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

대출 총량제는 금융당국과 저축은행들이 개별적으로 매년 대출 증가율 상한선을 협의해 정하고 있다. 상한선은 각사별 규모 등 영업 여건에 따라 다르다. 지난해 대형업체 기준 연 10.8~14.8%로 정해졌다.

현재 업계는 올해 당국과 총량제에 대한 협의가 진행되지 않은 점을 두고 총량제가 한시 중단됐다고 바라본다. 지난해부터 대출 확대 기조가 꺾이며 총량제 당위성을 검토하겠다던 금융당국이 중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저축은행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대출상품을 대거 중단했다. 긴축적 통화정책이 장기화되며 다중채무자 등 취약차주 리스크가 불거진 것을 고려한 조치였다.

지난해 3분기 총자산 규모 기준 대형사 10곳 중 3곳이 전년 동기 대비 가계대출 취급을 줄이기까지 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가계대출금이 4500억원에서 3800억원으로 16% 감소했다.

다만 같은 기간 금융 지주계 저축은행 중심으로 가파른 증가세가 포착됐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가계대출금은 7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이어 △하나저축은행 25% △신한저축은행 22% △NH저축은행 17%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신한저축은행의 경우에는 가계대출 취급액을 빠르게 늘리며 한국투자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등의 대형사를 앞서기도 했다.

계열사인 증권사 및 캐피탈사에서 기업대출을 전담하다 보니, 지주계 저축은행은 가계대출에 집중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실제로 대형사 10곳 중 기업대출 비중이 40% 이하인 곳은 신한저축은행(32.7%)이 유일하다.

이들은 계열사 은행과의 연계 대출을 통해 리스크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가파른 가계대출 확대를 일궈냈다. 이에 복합적인 금융위기에도 대형사 대비 대출 취급 확대에 제약이 적을 전망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주계 저축은행이 대형사에 비해 취급 규모가 적긴 하지만 근 몇 년간 빠른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라며 “계열사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차주 중심으로 대출을 늘려 리스크관리에도 괜찮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계 대출은 은행에서 대출을 내주기 부담스러운 차주를 저축은행에 연결해 시행하는 방식이다. 해당 차주가 저축은행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보다 비교적 상환능력이 좋다는 점과 차주 과거 은행 거래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인 리스크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계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내실 경영에 집중해 대출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보니 작년과 같은 증가세는 유지하기 어려울 듯하다. 다만 서민금융을 위해 대출 중단에 신중하라는 금융당국 기조도 고려해 취급 규모를 늘려갈 것”이라며 “리스크관리를 위해 지난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확보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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