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운 나이스abc 핀테크사업본부장

시간은 항상 빠르다. 검은 토끼의 해라는 2023년도 벌써 3월로 접어들었다. 토끼 같은 어린아이들이 깡충깡충 뛰어놀기 좋은 봄이 다가온다.

그러나 온투법(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 4년차, 온투법에 따른 온투업 등록 3년차에 접어든 지금, 온투업계는 과연 언제쯤 따뜻한 봄을 만끽할 수 있을까.

세계 최초로 제정된 P2P금융산업법이라는 환호를 받은 온투법과 부푼 꿈을 안고 온투업 등록을 했던 온투업계. 그 과정을 함께하고 있는 한명으로서 현재 직면한 어려운 상황과 앞으로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가 고민스럽기만 한 시점이다.

지난해 11월 금융환경의 급변과 부동산 시장의 위축으로 온투업체 한곳이 최초로 영업종료를 공지했다. 업계에 몸담고 있는 동료로서의 안타까움과 함께, 이제 막 본격적인 걸음마를 시작하고 있는 온투업 전반에 대한 불안감과 외부의 부정적인 시선의 확대가 더욱 우려스러운 마음이다.

초창기 온투법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연일 뉴스와 언론에서 다뤄졌고, 일반 개인들도 모두 관심을 가지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초기 일부 미흡한 시행착오로 시장에 부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밖에 없었고, 그 여파는 아직까지 남아 있는 듯하다. 지금 이 시점에 온투법 제정 시기의 뜨거웠던 관심을 다시 한번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다.

다행히 금융당국의 관심으로 투자한도 확대와 금융기관 투자 허용 등 업계의 주요 이슈에 대한 규제 개선이 논의되면서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규제 개선으로 더 많은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와 대형 금융기관의 투자 참여까지 가능해져 투자환경이 상당 부분 개선돼 이는 업계 전반에 변화의 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아직도 법 시행 이후 사업을 수행해 온 업계의 관점에서 보면 개선돼야 할 부분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제한적인 대출 상품 및 업무 영역, 투자자 관점의 정보 제공과 투자 편의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방안, 투자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제도적인 지원방안 등 시장과 업계의 요구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또한 온투법 제정으로 P2P업이 제도권으로 들어온 후, 등록요건, 투자금 예치기관 보관 의무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는 기존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화됐다. 그리고 업계 자체적으로도 신용평가모형 등 인프라 개선을 통해 투자의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수행했다.

이렇듯 변화된 투자환경에 대해 투자자에게 적극 홍보하고, 더 많은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협회를 비롯해 업계 전체가 공동으로 시장의 인식을 전환하기 위한 더욱 활발한 활동도 필요한 시점이다.

투자는 상품을 보고 판단한다. 온투업계는 핀테크와 금융혁신이라는 초기 방향성에 부합하는 매력적인 상품 발굴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 일부 업체들이 공급망 금융상품, 이커머스 매출채권, 전문직 대상 개인신용대출 등 대안 금융상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업계 취급액의 상당 부분은 특정 상품에 집중돼 있다. 온투업만의 매력적인 상품으로 신규 시장을 만들어 낼 때 투자자의 관심과 참여는 증가할 것이다.

온투업이 수요자를 위한 대안 금융으로서의 역할과 더불어 투자자를 위한 혁신적인 금융상품의 발굴이 병행될 때 시장의 관심은 다시 집중될 것이고 새로운 금융 플랫폼으로서 온투업의 진정한 가치가 실현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 막 시작된 온투업이라는 아기의 미래를 속단할 순 없다. 아직 따뜻한 봄을 맞이하진 못했지만,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지원과 업계의 혁신적인 노력을 통해 시장에 긍정적인 인식이 확대되고 투자자의 관심과 참여를 다시 끌어낼 수 있다면, 그제야 온투업은 따뜻한 봄날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혁신금융을 위해 노력하고 있을 업계의 모든 분들을 바라보면서 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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