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둔화되고 수익성도 줄어
세계 100위권 육성 위해선 M&A
인센티브·사모펀드 제도 개편 중요

14일 열린 금융투자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앞줄 왼쪽부터 박정림 KB증권 대표, 신인석 중앙대 교수,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양태영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 채준 서울대 교수,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멀티에셋총괄사장. 뒷줄 왼쪽부터 장원재 메리츠증권 사장,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홍우선 코스콤 사장, 이준서 동국대 교수, 이윤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 이수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 (사진=금융위원회)
14일 열린 금융투자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앞줄 왼쪽부터 박정림 KB증권 대표, 신인석 중앙대 교수,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양태영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 채준 서울대 교수,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멀티에셋총괄사장. 뒷줄 왼쪽부터 장원재 메리츠증권 사장,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홍우선 코스콤 사장, 이준서 동국대 교수, 이윤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 이수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 (사진=금융위원회)

지난해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작년 성장률과 영업이익률이 모두 10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국내 자산운용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선 M&A(인수합병) 인센티브 부여를 통한 운용사의 대형화를 꾀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14일 서울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금융투자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세미나'에 발표자로 나서 "자산운용시장 규모는 전 세계 14위인데 국내총생산(GDP) 대비 펀드시장 규모가 다른 주요국가 대비 왜소하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펀드 총자산 규모가 룩셈부르크와 아일랜드를 제외하면 12위다. 연도별로도 큰 변화가 없다"면서 "주요국들의 GDP 대비 펀드시장 비율은 주식시장 비율의 65% 수준인데 우리나라는 22%로 3분의 1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작년 자산운용시장의 성장률(4.6%)와 영업이익률(26.1%)을 근거로 들며 국내 자산운용시장은 성장 둔화와 수익성 감소 등으로 다소 정체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 운용사 중 운용자산(AUM)이 가장 큰 삼성자산운용조차도 전 세계 103위라고 꼬집었다. 운용자산 규모로 따지면 이는 세계 1위 운용사인 블랙록자산운용의 2.52%에 그친다.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과 중국은 5대 운용사가 모두 100대 운용사에 포함돼 있다.

이 교수는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려면 대형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형 운용사일 수록 규모의 경제를 이뤄 성장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낮은 보수가 가능해져 운용 자금을 늘릴 수 있어서다.

세부 추진 과제로 글로벌 스탠다드화를 강조했다. 이 교수는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 성장은 M&A의 역사"라면서 "M&A 이후 일정기간 최소영업 자본액 요건을 완화해준다든가, 국내 연기금이 해외투자에 나설 때 국적 자산운용사를 적극 활용하도록 참여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투자신탁형에서 투자회사형으로의 전환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해외진출을 위한 제도적 정합성을 갖춰, 시장 참여자(운용사·판매사·수탁사) 간 불균형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일반사모펀드와 기관전용사모펀드를 점진적으로 통합하는 식의 제도 개편도 필요하다고 봤다.

아울러 이 교수는 뉴노멀 대응을 위해선 △'K-택소노미'(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반영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 기준 마련 등 정합적 ESG 활동 △고령화 등에 대비한 퇴직연금 활성화 △관련법 정비 등을 통한 토큰 증권시장 생태계 구축 등 디지털 경쟁력 제고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도 정부의 제도적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최만연 블랙록자산운용 한국법인대표는 "국내 시장의 글로벌화를 위해선 글로벌 금융회사가 국내에 많이 진출해 금융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게 중요하다"며 이들을 유인하기 위한 규제 개선 노력을 강조했다.

채준 서울대학교 교수는 "아웃바운드의 가장 큰 걸림돌은 언어 능력과 글로벌 지향성의 부족이고, 내부의 장애물은 각종 비정형적 규제와 낡은 경영관행"이라며 정부와 업계의 지속적 노력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최근 마련된 '금융산업 글로벌화 TF(태스크포스)' 후속조치로 열렸다. 자산운용업 외에도 대체투자소(ATS) 건립, IB(기업금융), 투자자 보호 등 자본시장 전반에 관한 고민을 공유했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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