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뱅도 상반기 카드론 대환 시작
자영업자 대출서도 경쟁력 밀려나
“저금리·높은 한도로 고객 흡수 용이”

케이뱅크-카드업계 신용대출 평균금리 현황(자료: 은행연합회·여신금융협회)
케이뱅크-카드업계 신용대출 평균금리 현황(자료: 은행연합회·여신금융협회)

2023년 3월 15일 10:45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대출 확대 행보에 카드사의 고객 이탈 우려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인터넷은행은 개인사업자 대출시장을 잠식한 데 이어 카드론 시장도 넘보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상반기 내로 카드사와 캐피탈 등 제2금융권의 고금리 신용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해주는 '대환대출' 서비스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해당 서비스가 카드론 등을 이용하는 고객을 대거 낚아채 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이 내건 낮은 대출금리와 높은 한도 조건으로 고객 이탈을 막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토스뱅크도 지난해 6월 카드론 대환대출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토스뱅크는 삼성카드의 카드론을 대상으로 최저 연 3.76%의 금리와 최대 2억7000만원의 한도를 내걸고 대환대출을 시범운영했다.

한 달간 운영을 통해 연 평균 대출금리 14.58%를 7.75%로 줄였으며, 평균 대출 한도도 720만원에서 1470만원으로 2배가량 제공했다.

케이뱅크도 더 좋은 금리와 한도조건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경우 카드론 차주 이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 1월 개인신용대출의 경우 케이뱅크의 평균금리는 8.16%로 카드업계 13.88~17.04% 대비 2배가량 낮게 집계됐다.

인터넷은행의 공격적인 중금리대출 영업 기조도 카드업계에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지난해 인터넷은행은 금융당국이 제시했던 중·저신용(KCB 신용평점 하위 50%) 대출 취급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숨 고를 새 없이 달렸다.

특히 지난해 금융당국의 제도 지원을 받아 개인사업자 대출상품 취급을 빠르게 확대했다. 금융감독원은 2022년도 업무계획을 통해 인터넷은행의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상 자금공급 확대를 위해 예대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카드업계에도 새로운 수익원으로 평가됐다. 가계대출 규제강화와 카드수수료율 인하 등 악조건을 고려해 신사업에 진출한 것이다.

지난해 초 우리카드는 만 25세 이상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최대 5000만원까지 빌려주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KB국민카드도 지난해 6월부터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상품을 운영 중이다.

수년 전부터 운영하던 신한카드와 BC카드에 이어 현재 총 5개사가 개인사업자 대출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 인프라 및 고객 확보를 위해 신용평가(CB) 사업에도 열중이다.

금융당국으로부터 CB업 본허가를 받은 카드사는 KB국민, BC카드, 롯데, 신한, 우리카드 5개사다. 최근 삼성카드도 CB업 진출을 예고한 바 있다.

다만 더 합리적인 대출조건과 편리한 플랫폼을 장착한 인터넷은행의 ‘광폭 행보’에 카드업계가 대응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대출상품 출시 1년간 잔액 기준 1조5000억원을 시장에 공급했다. 지난 1월 공급 규모는 1830억원으로 관련 대출을 운영 중인 전체 은행 가운데 25%를 차지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 취급액을 공개할 순 없지만 토스뱅크 실적과 크게 차이가 나고 있다”라며 “차주 입장에서 합리적인 대출 한도 및 금리조건과 플랫폼 경쟁력을 보유한 인터넷은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케이뱅크는 토스뱅크가 앞서 선보인 카드론 대환대출 서비스의 단점을 보완해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당시 토스뱅크 서비스가 스크래핑 정보 수집방식을 사용해 보안상 취약하다는 비판으로 시범운영이 잠정 중단됐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사용한 스크래핑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수집해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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