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입자치료 상품개발 신중 기해라
연세의료원 등 이제 도입하는데…
통계도 없이 상품경쟁 지양 요구

2023년 3월 17일 14:15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방사선이나 양성자 치료보다 암 세포를 잡는 성능이 2~3배 높아 ‘꿈의 암 치료법’으로 불리는 중입자치료의 도입이 가시화되면서 보험사의 관심이 뜨겁다. 

벌써 일부 보험사는 중입자치료비용을 보장하는 새로운 보험상품 개발을 저울질하고 있지만, 암초에 걸렸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중입자치료를 활용한 보험상품 개발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사실상 관련 상품을 만들던 보험사에 정지 신호를 보낸 것.

금감원은 요율(보험료)산출을 위한 관련 통계조차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입자 치료를 보장하는 상품이 출시될 경우 시장에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중입자치료 장비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곳은 연세의료원과 서울대병원 두 곳 뿐이다. 치료할 수 있는 곳도 한정적인데 꿈의 암치료라는 후광만으로 보험사마다 상품을 출시해 가격경쟁에 나서면 추후 보험사의 건전성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연세의료원은 올 상반기 중 중입자 치료 장비 도입을 마칠 계획이다. 서울대병원은 중입자치료를 갖춘 기장암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서울아산병원이 도입을 검토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연세의료원이 지난 2010년도부터 기기 도입을 고려했다는 점에서 중입자치료의 활성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실제 치료개시까지 거쳐야할 과정도 험난하다. 중입자치료는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암치료 방식이다. 아직 식약처 허가나 신기술의료평가조차 거치지 않은 만큼 정식 치료(비급여)로도 인정받지 못했고, 당연히 시장가격도 형성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보험사들이 중입자 치료 보험을 검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도 중입자 치료는 해외원정에 나설 만큼 암 환자에게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중입자치료를 도입한 일본이나 독일 등에 치료를 받고자 나서고 있으며, 브로커를 통해 많게는 2억원이 넘는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효과도 뛰어나다. 중입자 치료는 탄소 입자를 빛의 속도로 올려 암세포에만 조사하는 방식으로 무혈, 무통, 무재발의 치료로 불린다. 전이되지 않은 전립샘·췌장·폐·간암 1~3기 환자가 대상이다. 

전자를 가속한 기존 방사선치료나 수소를 가속한 양성자치료보다 암세포 살상력이 2.5~3배 높다고 알려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감원의 의견도 일견 이해는 가지만 새로운 위험에 대한 보장공백을 해소한다는 측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영준 기자 ainju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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