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금 8천억 늘린 영향
연체율·BIS비율도 악화

(사진=금융감독원)
(사진=금융감독원)

지난해 저축은행업계가 암울한 실적을 기록했다. 수익성, 건전성 등 모든 측면에서 전년 대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업계 총 순이익은 1조595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646억원) 대비 18.8%(3689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7893억원 증가했으나, 한도성 여신 미사용 잔액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 의무 도입 등으로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49%(8356억원)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호저축은행업 감독규정이 개정됨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마이너스 통장과 같은 한도성 여신의 미사용액에 대해 의무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게 됐다.

이자이익은 대출금이 확대되며 늘어났다. 위 기간 대출금 총액은 100조5000억원에서 115조원으로 14조5000억원 증가했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대출은 법인대출 위주로 19.6%(11조6000억원) 늘어 7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은 신용대출 위주로 6.2%(2조3000억원) 증가해 40조2000억원으로 기록됐다.

자산건전성은 악화했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모두 상승했다. 지난해 말 총여신 연체율은 3.4%로 전년 말(2.5%) 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대출 부문에서 1.8%에서 2.8%로 늘고, 가계대출에서 3.7%에서 4.7%로 상승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4%에서 4.1%로 0.7%포인트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비율(Coverage Ratio)도 126.9%에서 113.4%로 13.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3.25%로 전년 말(13.31%) 대비 다소 하락했다. 다만 규제 비율(7~8%) 대비해선 안정권을 유지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체율 등은 다소 악화했으나 코로나19 이전보다 낮은 수준으로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며 “BIS비율은 규제 비율(7~8%)을 크게 상회하는 등 대체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잠재 부실 위험 등에 대비해 위험요인을 점검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향후에도 충당금 추가 적립, 자본확충 등 유도를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올해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 유지, 경기회복 둔화 및 플랫폼과의 경쟁 심화 등으로 저축은행의 영업환경이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리스크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과 위험자산 운용을 최소화하는 등의 사전 조치를 통해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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