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가입자 대비 해지자 비중 80% 육박
PLCC로 충성고객 확보한 현대, 46% 최저

2022년 카드사별 신규·해지 회원수 현황(자료: 여신금융협회)
2022년 카드사별 신규·해지 회원수 현황(자료: 여신금융협회)

2023년 3월 28일 16:15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가장 많은 회원 수 이탈을 겪은 카드사는 신한카드였다. 반면 신용카드 신규 회원 모집 실적은 현대·삼성·KB국민카드에 밀리며 4위에 그쳤다.

신한카드가 규모 대비 신규 회원수 증가를 이끌어내지 못하며 정체기를 겪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카드를 해지한 회원 수는 총 109만9000명으로 BC카드를 제외한 전업 7개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카드 108만2000명 △KB국민카드 86만3000명 △롯데카드 79만8000명 △현대카드 73만2000명 △우리카드 69만7000명 △하나카드 60만4000명 순으로 나타났다.

떠난 회원 수만큼 신규 유입이 이뤄지진 못했다. 지난해 신한카드의 신규 회원 수는 140만5000명으로 현대카드(159만7000명), 삼성카드(156만9000명), KB국민카드(147만7000명)보다 낮았다.

신규 회원 수 대비 해지 회원 수 비율은 78%로 카드사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로 집계됐다. 새로 10명이 들어오는 동안 기존 8명이 빠져나간 셈.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덕분에 지난해 총 회원 증가 수는 30만4000명에 그쳤다. 이보다 적게 늘어난 곳은 중소형사로 분류되는 우리카드(28만8000명)와 하나카드(21만2000명)뿐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미 보유하고 있는 회원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해지 회원도 많을 수밖에 없다”라며 “한정된 모집 영역에서 신규 회원을 늘리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가장 효율적인 영업을 펼친 카드사는 어디일까. 현대카드의 신규 모집 대비 해지 회원 비율은 46%로 카드사 가운데 가장 낮게 조사됐다. 현대카드가 지난해 추가 유입한 회원 수는 86만6000명으로 신한카드보다 3배가량 많았다.

카드업계는 신한카드와 현대카드의 영업·마케팅 전략에 따라 회원 수 증가가 갈렸다고 분석한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MZ세대 유입을 위해 유명 캐릭터 등을 담은 디자인 카드에 주력했다. 대표적인 게 ‘잔망루피 에디션’이다. MZ 중심으로 SNS 및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한 ‘루피 짤’에 편승해 많은 회원을 유치했다.

이외에도 곰표, 최고심, 미니언즈 캐릭터 등을 담은 디자인 카드와 ‘미니언즈’, ‘마이펫의 이중생활’, ‘쥬라기 월드’ 등 영화 관련 디자인 카드가 있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인기 캐릭터를 담은 디자인 카드의 경우 유행에 민감하다 보니 캐릭터에 따라 회원들의 변동성이 클 수 있다”라며 “유행에서 멀어질수록 해지자가 많아질 요인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규 회원보다 기존 회원에 집중하는 ‘리텐션 마케팅’을 얼마나 활용했는지도 해지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의 경우 애플페이, PLCC(상업자 전용 신용카드) 등 충성고객에 집중한 마케팅을 펼쳤다. 스타벅스, 애플 등과 독점에 가까운 협업 관계를 맺고 해당 충성고객을 확보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유입 수도 가장 많은데 해지 비율이 낮다는 건 그만큼 현대카드가 잘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현대카드 시장 점유율은 16.0%로 전년 대비 가장 큰 상승 폭(0.4%포인트)을 보였다. 1위 신한카드와 3.6%포인트 격차만 남겨뒀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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