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수입보험료 7조 육박
연말 금리경쟁에 머니무브

2023년 3월 29일 11:0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금리 퇴직연금 경쟁서 최종 승리한 보험사는 메리츠화재였다. 지난해 12월에만 5조원 이상이 몰리면서 연말 머니무브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는 평가다.

29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퇴직연금 누적 수입보험료는 6조989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퇴직연금에서 지급된 연간 보험금 규모는 2111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메리츠화재의 특별계정 자산은 지난 2021년 말 제로(0)에서 지난해 말 6조8100억원까지 급증했다. 손해보험사는 물론 전 보험사 중 가장 큰 증가폭이다. 메리츠화재가 퇴직연금 사업을 재개한지 9개월 만이다.

12월은 퇴직연금을 취급하는 금융사에 중요한 시기다. 대부분의 기업계약과 DB형 퇴직연금에서 만기가 도래해서다. 금리에 따라 대규모 자금이 이동(머니무브)할 수 있어 금융사간 금리경쟁도 치열하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2월에만 퇴직연금서 5조3329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거둬들였다. 전체 수입보험료의 76%를 12월 한달만에 끌어모은 것. 같은달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의 퇴직연금 수입보험료 2조652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지난해 12월 메리츠화재는 확정급여(DB)형 원리금보장 퇴직연금의 금리를 5.80%로 확정했다.

지난해 △8월 3.84% △9월 3.99% △10월 4.70% △11월 6.0%에 이어 타 보험사보다 높은 금리 수준을 제시했지만, 증권사(△다올투자증권 8.50% △키움증권 7.40% △SK증권 7.40% 등)들과 비교해선 낮은 금리였다.

업계는 메리츠화재가 비교적 낮은 금리를 제시했음에도 퇴직연금 시장서 선택받은 이유로 지난해 증권시장 불안과 레고랜드 사태 등을 꼽는다.

증권사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면서, 기업들이 타 금융권으로 퇴직연금을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또 비슷한 금리를 제시한 보험사 중에선 메리츠화재의 신용등급이 우수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기업 갱신 물량을 많이 확보했다”며 “지난해 3분기 호실적과 같은 긍정적인 이슈와 시장 불안 등이 겹치면서 자금이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진혁 기자 pjh@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