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민 깃플 대표

금융소비자가 ‘보유 대출의 최적화 여부’를 직접 검증해보고, 바로 갈아타기까지 할 수 있는 대환대출인프라 구축이 목전에 왔다.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더 어려워진 환경에 놓인 금융소비자가 오매불망 기다려온 서비스가 곧 시작된다.

실제로 운영을 위한 윤곽을 잡기 위해 TF를 통해 목소리를 모으고,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왔다. 최근에는 그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대환대출 정보 조회에 따른 이용 수수료만 봐도 그렇다. 그동안 핀테크사와 빅테크사를 중심으로 상당히 많은 논의가 있었는데, 서비스 개시 이후 과금 수준을 결정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플랫폼사는 걱정을 한시름 놓게 됐다.

특히 핀테크사의 경우 과중한 수수료 부담에서 벗어나면서 대환대출플랫폼 내 안정적인 플레이어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됐다. 일정 기간 이용추이를 통해 수수료를 산정함으로써 보다 명확한 비용 산출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내달 시행 예정을 목표로 관련 제도 정비도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다. 각사는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내부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의 기대감이 크다는 것을 알기에 내실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이토록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는 건 대환대출플랫폼이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금융이기 때문이다.

대환대출은 언뜻 보면 여러 대출조건을 비교해 가장 유리한 조건의 상품을 선택하는 대출비교와 비슷해 보인다. 큰 틀에서 대출 중 가장 최적의 금리와 한도를 찾는다는 게 그렇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금융시장의 한 획을 그을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동안 금융상품은 ‘상품’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구입 이후 서비스다운 서비스를 받기 어려웠다.

물건과 비교해 보면 이해하기 더 쉽다. 그동안 가전, 가구 등 물건을 살 때 우리는 구입 이후에도 서비스를 받아왔다. 고가일수록 브랜드에 더 많은 비중을 둬 구매했던 이유다. 이용 중 불편이 발생했을 때 상대적으로 원활한 처리를 받도록 세심한 애프터서비스(AS)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건 소비자에게 큰 편의성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번 인프라를 계기로 금융 역시 서비스 영역이 확대될 전망이다. 새롭게 상품을 사는 데 편의성을 제공했던 게 대출비교였다면, 대환대출에서는 ‘구입 이후’를 챙긴다.

즉 금융상품도 일종의 애프터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참여사가 전체 신용대출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국민 대부분이 우수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취급 상품이 확대되는 것 역시 금융이 진정한 상품으로 거듭난다고 볼 수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역시 연내 대환대출플랫폼에서 갈아탈 수 있다고 한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용대출보다 더 크게 실효성을 체감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53조4000억원으로, 이중 798조8000억원이 주택담보대출이다. 약 76%에 달하는 규모로 신용대출 규모보다 훨씬 크다.

그런 의미에서 ‘신용대출 대환대출플랫폼’ 시작은 중요하다. 본격 에프터서비스 시대 개막에 앞서 이미 즐길 준비가 돼 있는 금융소비자가 지켜보는 첫 데뷔무대인 셈이다. 결국 시장 점유 척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무대를 금융소비자와 함께 즐기려면 철저한 준비로 만전을 기하는 수밖에 없겠다. 그게 바로 금융소비자와 함께 새 시대를 즐기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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